[빚 권하는 한국사회]피할수 없는 빚이라면…신용카드 대출 단계서 막아라

  • 입력 2007년 6월 9일 0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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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은 대부업체나 사채업자와의 ‘쩐의 전쟁’에서 서민들은 승리할 수 있을까?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 불필요한 빚은 절대 내지 않는 게 우선이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빚이라면 대출 과정에서 거듭 신중하게 생각하고, 이후에도 꼼꼼하게 관리해야 한다.

▽대출은 계획적으로 하라=대부업체 광고 끄트머리에는 역설적으로 “대출은 계획적으로”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말만큼 쉬운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급전이 필요할 때 직장 내 대출을 먼저 알아보고 다음으로 주거래 은행, 외국계 은행, 카드사, 캐피털업체, 상호저축은행 순으로 방문하라고 권한다.

미리 빌릴 금액을 정해서 초과대출을 받지 않아야 한다. 대출 상담원이나 모집인들은 종종 “신용도가 좋으니 더 빌려라” “연봉의 2배까지 가능하다”고 권유한다. 이런 말에 넘어가면 빚이 쉽게 늘어난다.

▽달콤한 속삭임, 쓴 결과=인터넷 검색 창에 ‘대출’이라는 단어를 치면 수십 개의 대출전문 사이트가 나온다. 이 중에는 대출을 중개해 주는 이른바 ‘에이전시’들이 있다. 이들은 “원래 (대출이) 안 되는데 내가 연결하면 가능하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금의 10% 정도를 요구한다.

다른 금융기관에서 수수료 한 푼 들이지 않고 돈을 빌릴 수 있는데도 이런 유혹에 속아 수수료를 치르기도 한다. ‘무이자 1개월’ ‘신용불량자도 저리 대출 가능’이라는 달콤한 안내도 실상은 ‘악마의 속삭임’인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 단계에서 멈춰라=‘은행→신용카드→대부업체→사채’. 이는 빚이 악성으로 치닫는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신용카드 단계에서 부채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채 이용자 중 상당수가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은 뒤 이른바 ‘돌려 막기’를 거쳤기 때문이다. 한국여신금융협회는 신용카드 빚 단계에서 카드사의 다양한 제도를 이용하라고 권한다.

대표적인 것인 리볼빙 서비스. 이는 신용카드 사용대금(대출금)의 일정 비율만 갚고 나머지는 리볼빙 구좌에 넣어 두는 방식이다. 이번 달에 100만 원을 갚아야 한다면 10만 원만 내고 나머지 90만 원은 리볼빙 형태로 두는 것. 리볼빙한 금액의 이자율은 18∼20%로 연체이자율(통상 21∼29%)보다 낮다. 또 리볼빙을 이용하면 연체를 피하게 되므로 신용이 나빠지지 않는다.

카드사에 요청해 빚을 분할 상환하는 ‘할부전환’이나, 은행 잔액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빚을 관리하라=자신의 아파트 담보대출 이자율이 얼마인지, 마이너스 통장 이자율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자신의 대출이 어느 기관에 얼마나 있는지는 물론이고 이자율과 상환기한 등을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만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법의 보호를 받아라=빚 때문에 극한 상황에 놓였다면 법에 호소하는 것이 빠르다. 등록되지 않은 대부업체는 모두 불법이다. 일수업자는 대부분 미등록 영업자다. 채권추심 과정에서 물건을 빼앗기거나 집 안에 강제로 들어오는 것도 불법행위다. 압류는 법원 집행관만 할 수 있다. 물론 신체포기 각서도 무효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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