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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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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실제로 ‘정치 파업’이 이뤄지면 현대·기아차는 대외신뢰도 하락은 물론 경영상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4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노조는 19∼21일 지역별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한미 FTA 비준 저지를 위한 파업에 참여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노조의 상급 단체인 금속노련은 4월 25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한미 FTA 국회 비준 저지를 위해 이달 25일부터 29일까지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파업이 가결되면 25일부터 27일까지 전북 전주공장, 경기 화성공장, 울산공장 등이 2시간씩 차례로 부분 파업에 들어간다.
또 전체 공장이 28일 4시간, 29일은 6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만약 노조가 명분 없는 정치 파업을 벌인다면 900억 원가량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차는 7월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정치 파업으로 노사 갈등이 깊어지면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노조원들을 상대로 회사의 어려운 사정과 파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회사 측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고 파업 주동자들은 불법 파업 혐의로 형사고발해 손실보상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1994년만 빼고 19년 동안 335일 파업을 벌여 차량 104만8000대, 금액으로 10조5000억 원의 조업 차질을 빚었다.
지난해에는 15일간의 정치 파업과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 등으로 1조6000억 원(차량 11만6000대)이라는 역대 최고의 파업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GM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는 상황을 지켜보며 아직 구체적인 파업 찬반투표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공장을 점거하는 ‘옥쇄 파업’으로 주목을 끌었던 쌍용자동차 노조는 4월 5일 “회사 측이 고용 안정과 투자에 대한 약속을 지킨다면 파업 없이 임금교섭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정치 파업 동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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