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NI 0.9% 감소… 실질 국민총소득 ‘뒷걸음질’

  • 입력 2007년 6월 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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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1∼3월) 국민경제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 분기보다 오히려 줄었다. 분기별 실질 GNI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1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07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0.9% 증가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과 원화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실질 GNI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9% 감소했다.

GDP는 늘었는데도 GNI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은 경제의 외형은 커져도 실제 소득 증가가 뒤따르지 못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바닥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의미한다.

물가 등을 감안한 국민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GNI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분기(―0.5%) 이후 처음이다.

실질 GNI는 △지난해 2분기(4∼6월) 0.8% △3분기(7∼9월) 0.5% △4분기 2.5%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한은 측은 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액이 18조5000억 원으로 전 분기(16조 원)보다 2조5000억 원 증가했고, 해외 이자와 배당손익 등도 7000억 원의 적자를 내 실질 GNI가 뒷걸음질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0.9%,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4.0% 성장했다.

하지만 제조업은 반도체 등 전기전자 업종의 부진으로 0.9% 감소해 2003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한은은 올해 2분기 이후 각 기업의 재고 부담이 줄어들면 제조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상황이 호락호락한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국내 산업을 이끌어 왔던 정보기술(IT) 제조업이 5.2%나 감소하며 부진하기 때문이다. IT 제조업은 2004년 4분기(―0.7%)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이 호조를 보이면서 1.4% 성장했고, 서비스업은 운수창고 및 통신업,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1.2% 상승했다.

총저축률은 명목 최종소비지출(1.7%)이 명목 국민총처분가능소득(1.1%)보다 크게 증가해 전 분기(31.0%)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0.6%에 그쳤다. 실질소득이 감소해 가계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계 저축도 덩달아 줄어들게 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유가 안정세가 유지되면 지표경기와 체감경기의 격차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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