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vs 삼성중공업, 조선업계 자존심 건 2위 경쟁

  • 입력 2007년 5월 2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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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조선업계 2위 굳히기 전략’에 맞선 대우조선해양의 ‘2위 탈환 노력’이 치열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세계 조선업계 2, 3위를 다투는 라이벌 기업이다. 1위는 규모나 실적 면에서 독보적인 현대중공업이다. 두 회사는 각각 1977년과 1978년에 조선업에 뛰어들었다. 조선소 규모도 각각 90만 평과 120만 평, 독(dock)도 각각 3개와 2개로 비슷하다. 경남 거제도에 자리를 잡은 것까지 쏙 빼닮았다.

지난 30년간 두 회사의 경영실적은 단연 대우조선이 앞섰지만 최근 주춤하는 사이 삼성중공업이 2위를 낚아챘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대우조선은 2위 탈환을 벼르고 있다.


○ 삼성중공업 “2위 경쟁은 없다”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앞지르기 시작한 것은 2005년부터다.

삼성중공업은 2005년 5조55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6조3500억 원으로 각각 4조7600억 원과 5조4000억 원에 머문 대우조선과의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올해 들어 5월 28일 현재까지의 수주 실적에서도 삼성중공업이 48척(83억 달러)을 수주해 36척(50억 달러)을 수주한 대우조선을 앞서고 있다.

이 같은 경영실적을 반영하듯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최근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올라 이달 3일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우조선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한해에만 설비 확장, 인력 확충, 연구개발 등에 1조 원을 투자해 이 같은 격차를 계속 벌려 나가겠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 대우조선 “해양 플랜트로 꺾겠다”

대우조선은 삼성중공업의 2위 진입을 ‘조선업 시황 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이는 세계 해양플랜트 시황이 좋지 않아 수주를 많이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삼성중공업의 모든 경영실적은 조선과 건설 부문이 함께 잡혀 있기 때문에 조선만 떼어놓고 보면 큰 차이가 없다”면서 “조선 부문 2위 싸움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근 5년간 연평균 실적으로 따지면 대우조선이 매출 4조5146억 원, 경상이익 2313억 원으로 삼성중공업(매출 4조9938억 원, 경상이익 1450억 원)보다 낫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우조선은 최근 나이지리아와 합작 해운사 설립, 중국 블록공장 투자 등 장기적인 투자에 주력해 왔다”면서 “투자 성과가 조만간 가시화되고 해양플랜트 시장이 좋아지면 2위 탈환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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