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필기응시자 최고 10배 는다

  • 입력 2007년 5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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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취업 경쟁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7∼12월)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데다 나이 및 학력 제한이 없어지고 영어 성적 비중이 낮아지면서 응시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쟁률 10배 이상 뛸 듯

한국도로공사는 그동안 토익 700점 이상을 대상으로 지원 서류를 받은 뒤 이를 점수화해 최종 선발 인원의 10∼15배수에 한해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줬다.

그러나 올 하반기 채용부터는 토익 700점 이상이면 무조건 필기시험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서류전형에서 필기시험 대상자를 가려내는 핵심 요소였던 영어 성적의 비중이 대폭 낮아진다는 얘기다.

이런 방침에 따라 필기시험 응시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 측은 “필기시험 응시자로 따진 실제 경쟁률은 예년의 10∼15 대 1에서 100 대 1가량으로 10배까지 높아질 것 같다”며 “공사가 부담하는 시험 비용만 1억 원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어학시험 비중 축소하는 공기업 늘어

기획예산처는 이르면 이번 주 각 공공기관에 ‘신입 직원 채용 시 토익 토플 등 어학 성적을 입사시험의 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최종 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점수화 자료에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보낼 예정이다. 이 지침은 곧바로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이에 앞서 예산처는 공공기관에 직원을 채용할 때 학력과 나이 제한 차별을 둘 수 없도록 했다.

이미 어학시험 성적의 비중을 줄이는 공공기관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어 성적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술보증기금과 부산항만공사도 어학 성적을 참고자료로만 사용할 계획이다.

○ 공기업 취업문은 더욱 좁아져

그러나 상당수의 공공기관이 조직 개편, 예산 절감 등에 따라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작년과 비슷하게 하거나 줄일 계획이어서 공공기관 입사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관리공단은 지난해 123명을 뽑았던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올해 40명 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다. 작년에 238명을 선발한 한국토지공사는 올해 3월에 130명을 뽑은 후 추가 채용 계획이 없다.

경력직 사원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신입 응시자들의 취업문을 좁히는 요인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신입행원을 98명 뽑았지만 올해는 60∼70명 선으로 줄이는 대신 경력직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주요 공공기관 하반기 채용 계획
기관채용규모(명)시기
지난해 올해
한국전력 404명300명10월경
인천국제공항공사 58명50명(상반기 70명 채용 진행 중)10월경
한국공항공사 26명30명 안팎하반기
한국석유공사113명미정하반기
한국도로공사94명100명 안팎6∼8월
한국지역난방공사108명50명 안팎8∼9월
한국농촌공사229명200명 8월
KOTRA29명15명연말
한국방송광고공사 없음없음
한국가스공사 22명전년과 비슷한 수준하반기
산재의료관리원 123명64명11월
증권예탁결제원20명10명 이상 하반기
한국수출입은행 43명전년과 비슷한 수준하반기
신용보증기금 35명전년과 비슷한 수준하반기
산업은행 98명60∼70명9월
기술보증기금 없음20명(상반기 29명 채용 완료)하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 20명전년과 비슷한 수준하반기
환경관리공단123명40명 안팎하반기
예금보험공사 19명전년과 비슷한 수준연말
공무원연금관리공단26명전년과 비슷한 수준5월
금융감독원 50명전년과 비슷한 수준9월
중소기업진흥공단없음30명 안팎6∼7월
한국마사회 없음10∼20명하반기
자료: 각 공공기관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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