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大 호재업고 빨갛게 물들이다…주가 사상 최고치, 왜?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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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글로벌 증시 상승에 힘입어 4일 코스피지수가 1,483.41로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훈구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글로벌 증시 상승에 힘입어 4일 코스피지수가 1,483.41로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훈구 기자
국내 증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 호재에 힘입어 4일 ‘사상 최고치’(1,483.41)로 화답했다.

전문가들은 소폭 등락을 반복하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던 서울 증시가 한미 FTA 타결을 계기로 해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등 해외 증시의 동반 상승, 반도체 가격의 바닥권 진입 등 호재가 겹치면서 지수 1,500 선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한미 FTA 타결로 국내 증시 ‘재평가’

이날 주가 급등은 해외 증시 영향도 컸지만 한미 FTA 타결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측면이 강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위원은 “한미 FTA 타결로 국제무대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 대한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도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도 “FTA 타결은 한국이 선진국 기준의 무역 시스템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국내 증시가 재평가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 기업은 선진국 기업 수준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에서 거래됐지만 ‘재평가’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란 주장이다.

또 한미 동맹 강화, 북-미 관계 개선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의 투자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월 23일(4549억 원) 이후 최대 규모인 4063억 원어치를 순매입(매입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하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 미국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증시도 상승세

최근 한국 증시와 ‘동조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중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도 사상 최고치 경신에 한몫했다.

전날(2일)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1.03%, 1.16% 올랐다.

반도체 경기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각각 3.66%, 2.11% 급등하는 등 정보기술(IT) 업종도 오랜만에 강세를 보였다.

대우증권 반도체·소프트웨어팀 정창원 팀장은 “플래시메모리 가격은 바닥 대비 50%가량 올라 반등에 성공했고, D램도 바닥권에 거의 이르렀다는 인식이 퍼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IT 비중이 높은 대만 증시도 이날 8,004.61로 마감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4, 5월엔 상승세 유지 가능성 높아”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한동안 큰 조정 없이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윤세욱 센터장은 “지난해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의 순매입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의 모기지 부실, 엔화 강세 등과 같은 글로벌 악재를 잘 버텨냈다”며 “4, 5월엔 1,500 선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 미국 경제의 하강 가능성, 외국인 매입세의 지속 여부 등은 유의해야 할 위험 요소로 꼽힌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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