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사시면 ‘코치’ 한 명 붙여 드려요”

  • 입력 2007년 4월 3일 03시 01분


《신혼집 인테리어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예비신부 김정현(29) 씨는 최근 한 백화점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만난 뒤 고민을 해결했다. 현대백화점이 경력 10년차 이상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을 컨설턴트로 채용해 무료 상담 서비스를 벌이고 있는 것. 김 씨는 “일반인이 돈을 들여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며 “백화점에서 특정 브랜드와 상관없는 전문가들이 가구 침구 고르는 법부터 집에 어울리는 커튼과 벽지까지 알려 주니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P&G의 구강 관리 전문 브랜드 ‘오랄비’는 지난달 치위생사 10명을 ‘구강 관리 매니저’로 채용했다. 이달 말까지 자사 전동칫솔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치위생사들이 소비자의 집을 방문해 치아 상태를 확인하고 구강 관리법 등을 알려 주는 일대일 맞춤 상담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특별서비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전문가들이 소비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컨설팅을 해 주는 ‘코칭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해당 제품의 관련 분야 전문가를 앞세워 올바른 상품 선택 요령, 제품 사용법 등을 가르쳐 주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

과거엔 전문가 인증을 받은 제품을 내놓거나 전문가를 활용해 마케팅을 벌였는데, 이젠 한발 나아가 소비자들이 직접 전문가를 만나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랄비도 ‘대한치과의사협회 공식 추천제품’임을 내세워 마케팅을 벌이다 치위생사라는 전문가를 채용해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시작했다.

P&G코리아 마케팅팀의 강수연 부장은 “제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아진 데다 나만을 위한 특별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간호사, 신발 전문가가 판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화장품 편집매장 ‘스킨랩 플러스’에서는 경력 8년 이상의 피부과 간호사들이 직접 고객들의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피부 관리법 등을 상담해 준다.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는 지난해부터 신발 전문가를 매장에 배치해 고객의 발 상태에 적합한 신발을 추천해 주고 있다.

뉴발란스의 황일찬 마케팅팀장은 “전문 코디네이터 서비스를 실시한 뒤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며 “믿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재구매율은 물론 고객들의 상품 신뢰도도 높다”고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판매 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슈피터(구두 전문가), 필로어드바이저(베개 전문가), 란제리피터(속옷 전문가) 등을 매장에 배치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이진수 고객서비스팀장은 “선물 전문 상담가 등 분야가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라며 “상품에 대한 신뢰와 친절은 매출과도 직접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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