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베일 걷히는 제네시스 “BMW-렉서스, 붙어 보자”

  • 입력 2007년 3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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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자동차와 운명을 함께한다.’ 현대자동차가 사운을 걸고 개발한 제네시스(개발명 BH)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내년 3월부터 판매될 BH의 목표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다. BMW 5시리즈, 렉서스 GS, 인피니티 M과 경쟁을 벌이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진입하기 위해 동력성능과 핸들링 디자인 조립품질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밝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 BH는 어떤 차

BH는 그랜저와 에쿠스 사이에 위치한 고성능 후륜구동 세단이다. 길이는 4.9∼5m로 예상된다. BMW 5시리즈와 렉서스 GS보다 10cm 정도 길다. 날렵한 운동성능을 보여야 하는 스포츠 세단으로는 다소 큰 크기다. 엔진은 V6 3800cc 람다엔진과 V8 4600cc 타우엔진 두 종류가 마련돼 있고, 변속기는 독일 ZF사의 6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람다엔진은 이미 그랜저와 에쿠스에 들어가는 것으로 현재 266마력이지만 BH에 적용될 때는 280마력 이상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다. 타우엔진은 연료직접분사 방식은 아니며 가변 흡기와 가변 밸브타이밍 장치를 갖추고 최대출력 343마력, 최대토크 45kg·m의 힘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렉서스의 4600cc 엔진이 380마력인 점을 감안하면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타우엔진 적용모델의 가속력은 시속 100km 도달시간 6초로 알려졌다. 최고속도는 시속 280km까지도 가능하지만 안전을 위해 230∼250km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 완벽을 향하여

현대차는 BH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서스펜션 계통을 3번이나 설계했다. 외부 디자인도 처음 만든 디자인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생산시기도 6개월 이상 미뤄졌다. 현대차는 차체가 얼마나 단단한지를 보여 주는 비틀림강성은 경쟁 차종들에 비해 15% 정도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 판매 모델은 제네시스와는 달리 앞면의 디자인이 바뀌고 배기구도 뒷범퍼를 관통해서 나오는 스타일이 아니라 범퍼 아래로 뽑혀 스포티한 느낌을 줄 계획이다. 특히 서스펜션 부품들은 대부분 단조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승차감과 고속주행 성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가격은 배기량에 따라 4500만∼6000만 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3만 달러 초반에서 4만 달러 중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으로 볼 때 BH는 럭셔리 스포츠세단이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세단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운전의 즐거움과 함께 고속 안정성에다 디자인까지 뛰어나야 한다. 브랜드파워도 강해야 하기 때문에 고급 소비자들이 쉽게 마음을 열어 주는 영역이 아니다.

현대차가 보수적인 고급 소비자들을 어떻게 BH 전시 매장으로 끌어들일지 세계 자동차업계는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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