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도 탐내는 직장 ‘구글 코리아’ 들여다보기

  • 입력 2007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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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www.google.com)에 접수되는 구직자의 이력서는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3000통에 이른다.

미국에서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꼽히는 구글은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 개발자 행사에서 구글 입사에 관심을 보인 개발자는 1500명에 달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직장 문화도 미국처럼 좋을까’라며 의구심을 갖는 입사 지원자들도 많다.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에 있는 구글 코리아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들을 만나 봤다. 구글 코리아가 언론에 사무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입사하면 몸무게 평균 4kg 늘어

회의실에서는 직원들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 본사에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이준영(36) 씨가 화상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 씨는 2003년 구글 본사에 입사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3년 7개월째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일하고 있다.

회의실 탁자 위에는 유기농 귤과 파인애플, 바나나가 놓여 있다. 구글 코리아는 현대백화점과 계약해 직원들에게 매일 유기농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에 먹을 게 널려 있어서 일하지 않으면 먹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이 먹습니다. 저도 입사 직후 몸무게가 7kg 늘었다가 뺐어요.”

회의실에 있던 엔지니어 채용담당 김희영(32) 씨가 “입사하면 다들 4kg 정도는 늘어난다고 한다”고 거든다.

이 씨는 구글의 장점으로 ‘20% 프로젝트’를 꼽았다.

이 프로젝트는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80%의 시간을 투자하고 나머지 20%는 자기계발이나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정해 자발적으로 진행한다.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지원은 회사에서 해준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엔지니어들에게 주는 ‘더블 사다리 옵션’.

관리자가 되기를 원하는 엔지니어에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엔지니어에겐 백발이 성성할 때까지 엔지니어로 일할 수 있도록 해준다.

○ 같이 일할 동료가 먼저 면접

구글은 함께 일할 동료들이 지원자를 먼저 인터뷰한다.

김 씨는 “면접할 때 양복을 입고 오지 말라고 한다”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당신을 떨어뜨리려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점을 찾으려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말했다.

열번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상부의 의견보다는 같이 일할 사람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는다.

하지만 구글은 매년 직원 수가 2배로 늘어나는 급속도의 성장 속에서 적잖은 문제에도 직면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 약관 시정 명령을 받았으며 구글 어스에는 보안상 공개해서는 안 되는 국내 군사시설 위성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낮은 점유율 극복도 당면 과제다.

구글은 올해를 한국 시장 공략 원년으로 삼고 직원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5, 6월에는 서울에 연구개발(R&D)센터를 연다.

한국의 사무실은 현재 임차 사무실이지만 R&D센터를 열면 당구대, 탁구대, 비디오 게임기, 무료 유기농 점심, 마사지 등을 제공하는 미국의 사내 복지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올 계획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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