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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2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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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자업계 최초의 생활문화연구소인 ‘LSR(LIfe Soft Research) 연구소’다.
고객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해 어떤 제품을 개발해야 되는지 제안하는 게 이 연구소의 역할이다.
생방송을 멈춰 세우는 TV로 유명한 ‘타임머신 TV’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냉장실에서 얼음이 나오는 냉장고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렌치 디오스 냉장고’ 등은 고객의 마음을 읽은 이 연구소가 개발을 제안해 탄생했다.
이 연구소 이철배 소장은 “다른 연구소는 기술적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연구 개발의 전제가 되지만 우리는 고객이 진정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 “고객을 관찰하면 답이 나온다”
고객 연구는 고객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데서 시작된다.
고객의 생활방식을 조사하기 위해 가정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기도 하고 연구원들이 직접 일반 가정을 방문해 3일∼1주일씩 머물면서 생활방식 등을 지켜보기도 한다.
프렌치 디오스 냉장고는 음료수나 물을 마실 때 얼음을 띄우는 미국인이 냉동실이 아래에 있는 냉장고를 사용하면서 불편을 겪는 점에 착안한 데서 제품 개발이 시작됐다.
냉장실에서 얼음이 나오게 하는 기술 개발은 엔지니어의 몫이었지만 고객이 허리를 숙일 필요가 없도록 냉장실에서 얼음이 나오는 제품의 콘셉트는 LSR에서 제안한 것.
○ 다양한 ‘출신성분’
5명으로 출발한 이 연구소는 현재 44명의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다.
인류학, 심리학, 경영학, 사회학, 디자인 전공 등 비이공계 전공이 60%를 차지한다. 또 여성 인력의 비중도 50%가량 된다.
정은숙 선임연구원은 “연구원들의 전공이 다양해 고객의 마음을 읽기 위한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SR 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은 고객 연구에 관해서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우수한 인력은 이 연구소 경쟁력의 원천이지만 동시에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다른 대기업이나 컨설팅 회사 등에서 파격적인 대우를 내세워 이 연구소 소속 연구원들을 ‘모셔 가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핵심 연구원 한 명이 SK텔레콤으로 옮겨 가 연구소에 비상이 걸렸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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