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前 FTA비준 안할 것” 35%

  • 입력 2007년 3월 26일 02시 56분


“그게 17대 국회에서 되겠습니까.”(민생정치모임 소속 최재천 의원)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5일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비준 시점은 언제가 돼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대부분 이 같은 태도를 보였다.

이날 본보가 특위 소속 의원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20명 중 “올해 대선 전에 비준해야 한다”는 답변을 한 사람은 4명(20.0%)뿐이었다.

▽“국회의원들이 총선 전에는 비준 않을 것”=대선 전 비준에 찬성한 열린우리당 소속 홍재형 특위 위원장은 “차기 정권에 넘기기보다 빨리 하는 게 좋지만 실질적으로 의원들이 총선 전까지는 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전 비준을 주장한 4명 중 홍 위원장을 제외한 3명은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반면 7명(35%)은 “18대 국회에서 비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올해는 대선 때까지 한나라당이나 범여권 모두 첨예하게 대립하는 구도”라며 “한미 FTA 비준도 18대 국회 넘어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은 “협상 타결은 협상 종료 시한까지 맞춰서 하고 국회 비준은 현 정부와 17대 국회 임기가 끝나고 난 뒤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 등 2명은 올해 대선과 내년 4월 총선 사이에 한미 FTA에 대한 국회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상 결과를 보고 생각하겠다거나 비준 불가 방침을 밝히는 등의 기타 의견을 낸 의원은 7명이었다.

▽“농업 분야 가장 중점적으로 볼 것” 55%=현재까지 진행된 한미 FTA 협상 수준에 대해 ‘타결되면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대답한 의원은 한나라당 곽성문 김양수 의원 등 2명(10%)뿐이었다. 8명(40%)이 판단을 유보했으며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대답한 의원도 7명(35%)이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비준 불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설문에 응한 열린우리당 의원 8명 중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대답한 의원은 강창일 의원 한 명뿐이었으며 나머지 의원은 모두 대답을 미루거나 거부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비교적 한미 FTA에 대한 찬반 의견이 뚜렷한 편이었다.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국회 비준 때 가장 중점을 둬서 볼 사안에 대해 응답 의원 20명 중 절반이 넘는 11명이 쌀 쇠고기 등 농업 분야를 꼽았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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