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성장기업이 되고 싶습니까? 성장 트렌드 빅6에 투자…”

  • 입력 2007년 3월 15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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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를 개념화하는 능력을 키워라”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환경 변화를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회사가 바로 GE입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지난달 말 전 세계 주요 투자자들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이 편지에서 “성장 기업이 되려면 미래를 개념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高)성장을 이끌 주요 성장 트렌드를 활용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GE는 최근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존경받는 기업 1위에 올랐다.

국내 대기업들이 주력 업종의 수익률 저하로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저(低)성장의 위험’을 극복하고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GE의 미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 성장 역량은 기술-고객가치-마케팅 능력-세계화-혁신

이멜트 회장은 ‘미래의 승자’가 되기 위해 주목해야 할 주요 성장 트렌드로 △인프라스트럭처(사회기반 시설) 기술 △신흥시장 △환경 문제 해법 △디지털 커넥션 △글로벌 유동성 △인구 통계적 변화 등 6가지를 꼽았다.

그는 2015년까지 세계적으로 4조 달러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GE는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최근 급성장하는 국가를 상대로 금융, 기술,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기업 대 국가(company to country)’ 사업을 도입해 신흥 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이멜트 회장은 지구 온난화, 물 부족 등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 돈이 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꼽았다. 또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을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소비자금융 등의 사업에 접목시킨 ‘디지털 커넥션’과 선진국의 인구 고령화, 개발도상국의 인구 급증 등의 ‘인구 통계적 변화’ 등도 성장을 위해 주목해야 할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했던 미국의 소비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며 “미래 산업을 주도할 성장 역량에 투자함으로써 경기 순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멜트 회장은 이 같은 성장 역량으로 기술, 고객가치, 마케팅 능력, 세계화, 혁신 등을 꼽았다.

○ 이멜트의 성공 신화…5년간 매출 50% 성장

1878년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에디슨조명회사로 출발한 GE는 현재 100여 개국에서 항공기 엔진, 발전설비, 금융서비스, 의료영상기기, 미디어 등의 사업을 펼치는 글로벌 기업이다. 직원이 30만 명에 이른다. 잭 웰치 회장에 이어 2001년 취임한 이멜트 회장은 2001년 1070억 달러이던 매출액을 지난해 1630억 달러로 늘렸다. 같은 기간 이익은 126억 달러에서 210억 달러로 늘어났다.

환경 변화를 미리 읽고 고성장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변동성이 높고 투자 수익이 낮은 저성장 산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방식이 ‘이멜트의 성공 공식’이다.

GE는 이멜트 회장 취임 이후 5년간 8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인수했고 350억 달러 규모의 저성장 사업을 매각했다. 13개 사업부도 6개 사업군으로 줄였다.

GE코리아 조병렬 상무는 “제프리 이멜트 시대의 GE는 잭 웰치 시대의 GE와 크게 다르다”며 “고성장 산업의 선도적 투자, 조직 슬림화, 훌륭한 인재와 팀을 육성하는 전략적 원칙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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