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은 돈이 아니라 합리적 선택 가르치는 것”

  • 입력 2007년 2월 28일 02시 59분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영국에서도 4, 5년 전부터 경제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국경제교육학회에 참석한 영국의 경제 교육 전문가 잭 브랜트(45·경제교육·사진) 런던대 사범대 교수의 전언이다. 브랜트 교수는 현재 영국 경제교육학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영국에서 경제 교육의 필요성이 부각된 계기는 한 충격적인 설문조사 결과였다고 말했다. ‘3개의 신용카드 중 소비자에게 가장 유리한 카드를 선택하라’는 성인 대상 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수수료가 가장 비싼 카드를 선택한 것.

“많은 응답자가 겉으로 드러난 신용카드의 수수료만 비교했을 뿐 지불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지는 수수료 부분은 고려하지 않았어요.”

경제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은 한국과 영국이 비슷하지만 접근 방식은 달라 보였다.

“흔히 경제 교육이라고 하면 어려서부터 돈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일로 오해합니다. 돈은 인생의 성공에서 오는 부산물일 뿐 목적으로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돈이 목표가 되는 순간, 돈을 버는 지름길을 찾게 되며 정의롭지 못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그는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희소성과 합리적 의사결정(선택)으로 볼 수 있다”며 “경제 교육은 A라는 선택이 가져올 다양한 가능성을 따져 보고 이 가운데 희소성 기준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트 교수는 실제 학교 교육이나 경제 교육이 실패하는 것은 창의성이 높은 아이들에게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경제 교육은 ‘세상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일’이라는 것이다.

“경제 교육은 하나의 모범 답안으로 접근하면 아이들의 열정과 창의성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자녀에게 하나의 정답을 가르쳐 주지 말고 함께 다양한 결과를 상상해 보세요. 창의성을 키우고 합리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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