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책은행서 4300억원대 배당수익 전망

  • 입력 2007년 2월 25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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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으로부터 4300억 원대 배당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4974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겼지만 일부 국책은행의 당기순이익 감소로 올해는 그 규모가 600억 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책은행들은 정부의 과도한 배당요구가 국책은행의 성장기반을 갉아먹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23일 이사회를 열어 작년 당기순이익(2조1008억 원)의 14.2%인 2992억원을 정부에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산은은 지난해에는 2005년 당기순이익 2조4217억 원 중 16.3%인 3956억원을 배당했으나 올해는 이보다 964억원 줄였다.

산은 관계자는 "순익이 전년보다 줄어든 데다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 등 위험성이 큰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내부 유보를 통해 자본의 충실화를 기할 필요가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531억원 가운데 23.9%를 배당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의 지분 51%를 보유한 대주주인 정부는 1286억 원을 배당받는다. 이는 작년 배당액 935억 원보다 351억 원 많은 금액이다.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작년(23.5%)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덕분에 배당액이 크게 늘어났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6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배당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2005년 2245억 원의 당기순이익 중 138억 원을 배당했고, 이 가운데 수출입은행의 지분 60.1%를 보유한 정부에는 82억9000만원 가량을 지급했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많이 줄었으나 배당금액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책은행들은 정부 배당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정부와 협상을 통해 배당금액을 겨우 깎았다"면서 "당기순이익에는 비(非)현금성 이익이 많이 들어있는데, 무조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배당을 하면 성장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은 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정부는 지난해 이어 대규모 현금배당을 요구했다"면서 "정부의 과도한 할당식 배당요구가 산은의 재무구조를 악화하고 결국 국민경제를 멍들게 한다"고 주장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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