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2월 7일 02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본보 6일자 A1면 참조
하이닉스 “中 17만평 50년 무상임대 제의…옮겨갈 수도”
▶본보 6일자 A3면 참조
반도체산업 엑소더스 가속화되나
하이닉스 측이 간담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밝힌 ‘중국의 17만 평 공장 용지 50년 무상임대 제의’와 ‘이천 공장 증설 불허 시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 검토’의 파장이 예상외로 컸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민감한 내용이 정부를 자극할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우의제 하이닉스 사장은 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천 공장 증설과 관련해 중국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공장 용지 무상임대 제공 제의에 대해서는 “지금도 중국의 각 성(省)에서 오는 제안은 많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우 사장을 비롯한 하이닉스 경영진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중국) 얘기가 나온 것은 맞는 말이다”라든지 “누가 이천이 안 되면 중국으로 갈 거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고려한다’고 답하는 것 아니냐”고 밝혀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우 사장은 또 “이게(이천 공장 증설 문제) 너무 핫이슈가 됐다. 과열된 얘기가 되면 하이닉스 경영에 피해가 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와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차명진 의원은 “하이닉스가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이닉스와 경기지역 국회의원들은 이천 공장 증설이라는 ‘노선’은 같지만 ‘투쟁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우 사장의 회견은 ‘중국 안 갈 테니 제발 이천에 공장을 짓게 해 달라’고 정부에 애원한 것 아니냐”고 했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퇴임 의사를 밝힌 우 사장이 갑자기 회견을 자청한 것을 볼 때 하이닉스 측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