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 환율에… 또” 침울한 현대차

  • 입력 2007년 2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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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지켜보는 현대차 직원들 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몽구 회장에 대한 선고 결과를 전하는 TV 뉴스를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비자금 횡령으로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뉴스 지켜보는 현대차 직원들
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정몽구 회장에 대한 선고 결과를 전하는 TV 뉴스를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비자금 횡령으로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5일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현대차그룹은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당초 실형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던 그룹 임직원들은 재판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그나마 ‘법정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을 ‘불행 중 다행’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가뜩이나 원화 가치 상승(환율 하락)과 후진적 노사관계에 대한 비판으로 이중고를 겪어 온 현대차그룹은 그룹 총수인 정 회장마저 대내외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현대차 앞으로 어떻게 되나

법원의 이번 판결은 현대차그룹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6년 만에 영업이익이 감소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 들어 1월에는 내수판매가 줄면서 국내 완성차 5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반면 같은 달 수입차 업체는 국내에서 4365대를 팔아 월간 판매량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대조적인 모습은 현대차의 이미지 추락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3월로 예정된 현대차 체코공장 착공,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준공,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 등 주요 프로젝트들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해외 언론의 반응도 차갑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4일 “이번 공판은 만성적인 노사분규, 원화 강세, 해외 판매 부진 등 악재가 겹쳐 지난해 이윤이 35%나 감소해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대부분 정치적인 이유로 13차례나 파업을 벌여 회사 측에 20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줬다”며 “최근 수년간 원화 가치가 20%나 치솟고 노조의 임금 인상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생산 원가를 줄여야 하는 현대차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항소심 등 기회가 남아 있고 제한적이지만 경영활동이 가능해 그룹회장으로서 정 회장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면서 “오히려 임직원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재계 “아쉽다”, 증시는 요동

법원의 판결을 지켜본 대한상공회의소 등 재계 단체에서는 자동차산업이 처한 어려운 현실과 경제 회생에 대한 정 회장의 역할 등을 고려해 향후 재판에서 선처가 내려지길 희망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왕성하게 기업 활동을 해야 할 기업 총수에게 실형이 선고돼 안타깝다”면서 “이번 선고로 현대차그룹이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법원 판결이 나오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장중 한때 크게 요동쳤다.

특히 현대차 주가는 오후 한때 3%까지 하락했으나 주가 하락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 속에 전 주말과 같은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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