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LG號의 ‘새 모험’

  • 입력 2007년 2월 1일 02시 59분


LG그룹이 ‘새 먹을거리’를 찾아 나섰습니다. 건축자재와 인테리어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유통 회사를 세운다는 겁니다. 계획대로라면 다음 달쯤에 사업이 시작됩니다.

▶본보 1월 31일자 B1면 참조


LG그룹 ‘건축자재 유통업’ 나선다

LG그룹은 이 사업에 꽤 공을 들였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사업 구상과 기획에 들어갔고 5월에는 본격적인 프로젝트팀이 구성됐습니다. 사업성 검토를 거듭하느라 시작 시기도 몇 차례 늦춰졌습니다.

LG그룹의 신(新)사업은 몇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건축용 자재와 인테리어 자재를 기업이 아닌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사업은 한국에는 생소합니다. 우선 국내 대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처음입니다.

인테리어나 주택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발전 가능성도 있습니다. LG그룹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건축자재 유통시장의 재편이 이뤄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이 사업이 LS그룹과 GS그룹이 계열 분리되면서 LG그룹이 최근 몇 년간 겪은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끕니다.

GS그룹과 LS그룹이 빠져나가면서 LG그룹의 ‘내실’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LG필립스LCD 등은 모두 ‘시황’에 민감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동시에 나빠져도 만회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업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거지요.

건축자재 유통업이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사업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광활한’ 중국을 판매 시장에 포함시킨다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이 분야 세계 최대 업체인 홈 디포는 2005년 매출 815억 달러(약 77조400억 원), 순이익 58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실적을 올렸습니다. 같은 해 LG전자의 매출은 23조7700억 원, 순이익은 7000억 원이더군요.

사업 규모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리느냐는 LG그룹 경영진의 의지에 상당 부분 달려 있겠지요. 새로운 활로를 찾아 푸른 바다로 나선 ‘LG호(號)의 풍어(豊漁)’를 기대합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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