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 못막나 안막나…곳곳 건설사와 유착 의혹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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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일명 떴다방)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된 경기 성남시 도촌지구에서는 부산의 떴다방들까지 올라와 주공 아파트 불법 전매를 일삼았다. 최근 공급된 용인시 흥덕지구 등에서도 분양권을 미리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이달 말 분양하는 의왕시 청계지구도 벌써부터 과열 기미를 보여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가 합동 단속에 나섰다.

떴다방이 다시 등장한 것은 무엇보다 인근 시세보다 값싼 아파트가 나오면서 ‘분양권 전매=시세차익’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고가(高價) 아파트 분양 현장에서는 시세차익과 상관없이 청약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건설사들이 떴다방을 용인하는 분위기도 감지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로 17일 GS건설 주상복합아파트 ‘서초아트자이’의 모델하우스가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이주택문화관’에서는 내방객들의 절반이 떴다방으로 추정되는데도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이날 분양된 51, 54평형 오피스텔(26실)의 경쟁률은 30 대 1에 이르렀지만 분양사무소 측은 “신청자 대부분이 떴다방 업자들”이라며 “당첨만 되면 웃돈이 1억 원 이상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앞 다퉈 신청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청약 접수는 1인 1건 원칙이지만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서 위임장을 받아 10건 이상을 한 번에 접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건설사는 이를 묵인했다.

모델하우스를 보러 온 최모(55) 씨는 “과거 건설사들이 떴다방들에 돈을 줘가며 분위기를 띄운 적이 있었는데, 최근 고가 주택에 대한 청약 열기가 시들해지면서 다시 건설사와 떴다방의 유착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초아트자이는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만 높았을 뿐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0.3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대거 미달됐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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