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서문시장 상인들 대체상가서 ‘부활의 노래’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6시 23분


코멘트
“지난해 이맘때 가게를 찾던 손님들이 너무 그리워요. 물건을 사지 않아도 괜찮으니 시민들로 상가가 북적거렸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화재로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은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상인들이 세밑 손님 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서문시장 2지구 상인 900여 명은 올해 5월부터 시장 부근의 옛 롯데마트 서대구점 등에 대체상가를 마련해 장사를 해 왔다.

그러나 성탄절과 연말을 맞았지만 매출이 늘어나지 않아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들 상인은 옛 롯데마트 서대구점(612명), 쇼핑몰인 베네시움(102명), 시장 부근 상가건물(170여 명) 등에 흩어져 있으며 나머지 60여 명은 대구 북구 검단동 유통단지에 점포를 마련했거나 현재 휴폐업 상태다.

대체상가에서 가게 문을 연 상인들은 “점포가 서문시장과 다소 떨어져 있는 등 지리적 여건 때문에 유동인구가 적어 월평균 매출이 지난해보다 30∼7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옛 롯데마트 서대구점에서 이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문순재(62·여) 씨는 “지난해 화재로 1억 원 정도의 피해를 보고 새 가게를 마련했지만 손님이 별로 없다”며 “다시 서문시장 안에서 장사를 하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문시장 건너편에 있는 베네시움에서 원단 도소매점을 운영 중인 한형여(52·여) 씨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30%가량 줄었지만 불경기에 이 정도라도 유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대체상가 시설이 좋은 데다 단골손님도 늘고 있어 내년에는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2지구 상인들은 옛 롯데마트 서대구점과 베네시움 등에 마련된 대체상가는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가게도 말끔히 단장돼 시설만큼은 대형 할인점 못지않다고 자랑했다.

상인들은 최근 서문시장 2지구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상가 신축을 위한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폐허로 변한 서문시장 2지구 터에 새 건물이 들어서는 데는 앞으로 2년가량 걸릴 것”이라며 “상가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