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 “스타 태우니 뜨네요”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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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타자 이승엽 선수는 가까운 지인에게 ‘비록 몸은 일본에 있지만 자동차는 한국차를 타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 타고 다니던 벤츠 S500을 팔기로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기아자동차는 이 선수가 일본에서 자사의 오피러스를 타도록 하기 위해 즉시 행동에 들어갔다. 결국 이 선수는 ‘1년 동안 뉴 오피러스 1대와 차량 유지비를 제공하겠다’는 기아차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 들였고 21일에는 기증식도 가졌다.

기아차는 이 선수 외에도 국내외 스포츠 스타들에게 차량을 제공해 ‘광고효과’와 ‘이미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올해 4월 초 미식축구 영웅 하인스 워드가 금의환향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를 잡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러브 콜’이 잇따랐다.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도 워드를 자사 차량에 태우려고 물밑작전에 돌입했다.

기아차는 스포츠마케팅 담당 직원을 미국으로 보내 남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스타에게 의전차량을 임시 대여해 주던 관행에서 벗어나 배기량 3800cc, 판매가격 5300만 원에 이르는 오피러스 3대를 워드에게 공짜로 제공하기로 한 것.

업계 관계자는 “워드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 웃돈까지 제시했는데 기아차가 가장 높은 값을 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워드는 귀국할 때 이 차량을 경매로 팔아 수익금을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기아차의 이미지와 인지도는 또 한 번 높아졌다. 스포츠 마케팅 덕분으로 6월에 새로 나온 뉴오피러스는 5개월 연속 대형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차 스포츠 마케팅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박찬호를 시작으로 마리야 샤라포바와 미셸 위, 거스 히딩크 등에게도 오피러스와 차량 유지비를 제공했다. 21일 국내 테니스대회 참석차 방한한 세계적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과 로저 페데러에게도 오피러스를 임대해 줬다. 지금까지 스포츠 스타 마케팅에 들어간 비용은 10억여 원.

기아차 스포츠마케팅팀 이한응 팀장은 “일부 스포츠 스타의 경우 연예인보다 관심 집중도가 높아 수백억 원대 이상의 광고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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