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막차라도 타자” 전국서 묻지 마 청약 열풍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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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상동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 사진 제공 동일하이빌
대구 상동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 모델하우스에 몰린 인파. 사진 제공 동일하이빌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아파트 청약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방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에 청약하려는 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순서를 기다리는가 하면 모델하우스에는 수만 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선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이동식 부동산중개업소(일명 ‘떴다방’)도 나타났다.

11·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기존 주택에 대한 매수 문의가 줄고 있는 수도권에서도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식지 않고 있어 100% 계약을 끝낸 단지가 줄을 잇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이 같은 열기가 식기 전에 그동안 미뤘던 아파트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 밤새 몰려… 청약 줄 2km

21일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접수한 경남 마산시 양덕동 ‘메트로시티’(36∼71평형·2127채)의 모델하우스는 전날부터 청약자가 몰려들어 큰 혼잡을 빚었다.

시공사인 태영건설과 한림건설은 20일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에게 “번호표를 줄 테니 집에서 기다리라”고 설득했지만 소용없었다.

청약자들은 20일 오후 6시경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 21일 오전 8시경에는 길게 늘어선 줄이 2km를 넘었다.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밤새 줄을 선 청약자들이 가져온 텐트와 이불, 두꺼운 옷가지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떴다방’ 관계자들은 줄지어 선 청약자들과 분양 신청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네며 접근하기도 했다.

태영과 한림 측은 결국 이날 예정보다 1시간 반 이른 오전 8시부터 청약 접수를 시작했다.

대구 수성구 상동 ‘동일하이빌 레이크시티’의 모델하우스에도 17일 개관 첫날 1만5000명, 20일까지 5만7000여 명이 다녀갔다.

36∼78평형 1411채로 이뤄진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940만∼1299만 원 선으로 인근 시세보다 약간 비싼 편. 400평 규모에 영어마을이 들어서고 피트니스센터 등 단지 내 부대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시공사 측은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와 마산지역은 아파트 계약 직후, 또는 1년 뒤에는 분양권을 팔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투기 수요도 가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강원 원주시 흥업면 두산위브, 경북 구미시 남통동 e-편한세상, 광주 북구 연제동 연제3차 대주피오레, 부산 수영구 남천동 코오롱하늘채 등의 모델하우스에도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몰려들고 있다.

○ 수도권 분양 아파트 100% 계약 속출

수도권에서도 고(高)분양가 논란 속에 계약을 모두 마친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최근 인천 소래논현지구 에코메트로 2920채를 계약 초기에 모두 팔아 치웠다. 우림건설도 이달 초 경기 광주시 오포읍에서 분양한 135채의 계약을 끝냈다.

동부건설이 분양한 서울 종로구 숭인동 동부센트레빌도 13∼15일 계약 기간에 194채를 모두 팔았다.

분양 초기 고전했던 업체들도 최근에는 분양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 9월 분양에 들어간 인천 서창 자이는 높은 분양가로 초반에 애를 먹었지만 집값 상승 분위기와 인천 검단신도시 발표에 힘입어 계약을 마무리했다.

대주건설의 경기 용인시 공세리 피오레 아파트 2000채도 고분양가 논란으로 7월 분양 초기 계약률이 바닥을 면치 못했으나 현재 99%까지 올랐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자 건설회사들은 그동안 미뤘던 아파트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전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총 155개 사업장, 7만2300여 채(일반분양 6만2800여 채)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7600채로 가장 많고 △충남 5180채 △충북 4924채 △서울 4549채 △광주 4155채 △대구 4121채 △인천 3887채 △울산 3775채 등이다.

김광석 스피드뱅크 실장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몰리는 등 분위기가 호전돼 건설사들이 가급적 연내에 분양을 마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대출 강화로 일부 지역은 분양에 지장이 있겠지만 건설사들이 계약금을 낮춰 주는 등 판촉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주목!‘미니판교’성남시 도촌지구 408채 분양

‘미니 판교’로 불리는 경기 성남시 도촌택지개발사업지구에서 아파트가 처음 분양된다.

대한주택공사는 도촌지구에서 ‘휴먼시아 아파트’ 29평형 52채, 32평형 356채 등 모두 408채를 분양한다고 21일 밝혔다.

도촌지구는 성남시 분당신도시 야탑동과 맞닿아 있어 분당 생활권에 속한다.

아파트 분양가는 중간층 기준으로 29평형 2억7330만 원(평당 937만6000 원), 32평형 3억1360만 원(평당 957만6000 원).

분양가가 분당신도시 아파트 시세인 평당 2000만 원 선의 절반 수준인 데다 등기 후 분양권을 바로 되팔 수 있어 청약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주공은 23일 도촌지구에 모델하우스를 열고 29일 노부모 부양 우선 공급 대상자(40채·분양 물량의 10%)와 3자녀 특별 공급 대상자(12채·3%)를 대상으로 청약 신청을 받는다.

이어 30일에는 청약저축 800만 원 이상 가입자, 다음 달 1일엔 청약저축 60회 이상 가입자의 청약을 받는다. 30일 분양 물량의 120%가 접수되면 다음 달 1일 신청은 받지 않는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지 않고 인터넷 주공 홈페이지(www.jugong.co.kr)에서도 청약할 수 있다.

당첨자 발표일은 12월 12일, 계약일은 12월 26∼28일. 자세한 사항은 주공 경기지역본부 분양상담실(031-250-8380∼6)이나 콜센터(1588-9082)로 문의하면 된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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