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끝없는 하락세 어디까지

  • 입력 2006년 11월 1일 16시 32분


원.달러 환율이 거래일 기준 7일연속 하락하며 반년만에 930원대로 떨어졌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북핵관련 악재 소멸과 수출업체 매도 등으로 환율이 연저점을 향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연초와 같은 급락세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환율 반년만에 930원대 하락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90원 하락한 939.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17일 936.90원 이후 근 6개월만에 처음으로 930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7거래일간 하락폭은 20.20원에 이르고 있다.

이날 환율 하락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소식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동안 달러매수에 적극적이던 역외세력이 금융제재 논의를 전제로 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소식으로 달러 매도로 돌아서며 시장에 달러공급 우위를 초래했다.

◇원화 강세 주범은 수출업체 선매도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 하락세에는 수출업체의 적극적인 달러매도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이 수출업체 매물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원.엔 환율이 800원대를 위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중 국내 수출기업들의 선물환 순매도는 135억 달러로 2분기째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원화가치의 0.3% 절상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 흑자규모에 비해서는 무려 4.7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한은 이은간 외환시장팀 과장은 "엔화환율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반면 원화환율은 국내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 등 국내 수급 요인에 의해 주로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저점 경신하나= 시장 전문가들은 수출업체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 한 환율 하락세도 멈추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연내 연중 저점인 지난 5월8일의 927.90원 부근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우리선물 장순호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마땅한 지지선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락세가 계속되며 928원 부근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환율이 연초와 같은 급락세를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제 상황에 비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분기 3.9%로 떨어지고 내년 1분기에는 3.7%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연구원 이명활 연구위원은 "원화는 이미 상당부분 절상돼 향후 추가 절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엔화는 일본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라 강세가 예상되므로 원화와 엔화간 탈동조화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올 4분기 평균 950원을 보인 뒤 내년 1분기 940원, 2분기 930원, 3분기 920원, 4분기 910원 등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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