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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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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그런 우산 모양의 조명장치가 곳곳에 설치돼 빛을 부드럽게 반사시키고 있었다.
정태연(24·인테리어 디자이너) 씨가 카메라 앞에 섰다.
커다란 선풍기는 바람을 일으켜 그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흩날렸다. 정 씨는 허리에 손을 얹는 등 아마추어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포즈를 잡았다. 친구들과 힙합 춤도 췄다.
국내 포털 회사인 프리챌이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만든 동영상 제작 스튜디오 ‘Q 스튜디오’. 200평 규모에 동영상 촬영과 편집 장비를 갖추고 일반인에게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정 씨처럼 ‘자신만의 동영상’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하루 100명씩 몰린다. 정 씨는 이 동영상을 개인 홈피(q.freechal.com/jtaeyun)에 담아 공개하고 있다.
‘당신을 방송하세요.’
요즘 국내외에서 인기를 누리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User Created Contents) 동영상 서비스의 모토다.
○ “인터넷과 동영상으로 나를 드러낸다”
UCC는 본래 인터넷 이용자가 직접 생산하는 모든 콘텐츠를 뜻한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가 설립돼 폭발적 인기를 끈 이후 이용자가 만드는 ‘동영상’으로 의미가 축소돼 쓰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영상 사이트인 판도라TV, UMC 등을 비롯해 야후코리아, 다음, 프리챌 등 주요 포털이 지난해와 올해 앞 다퉈 UCC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으로 누구나 간편하게 동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에는 ‘UCC 스타’도 나오고 있다.
최근 다음의 UCC 광고 모델로 나오는 조래은(16·대구 경일여고 1학년) 양은 자신의 블로그(blog.daum.net/kwiren)에 올린 기타 연주 동영상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기타를 연주한 조 양은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중학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끝냈다.
조 양의 어머니인 나순화(45·학원 경영) 씨는 “딸의 연주를 동영상으로 멋지게 찍기 위해 전문 녹음실까지 빌렸다”며 “블로그에 달린 댓글로 (딸이) 격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 누구나 만들고 즐기는 UCC 방송
졸고 있는 두 마리의 병아리를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카메라에 담거나 국민체조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한 동영상도 누리꾼의 인기를 많이 얻은 ‘히트작’이다.
6mm 캠코더로 일상을 찍는다는 강원(26·자영업) 씨는 “동영상은 사진과 글에 비해 좀 더 사실에 근접한 기록물”이라며 “인터넷에 올려 남과 공유하면 스스로 연기자 또는 PD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야후, 다음 등은 UCC 공모전을 통해 노래와 춤이 뛰어난 ‘예비 연예인’을 뽑기도 한다. 포털 사이트가 연예인 등용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판도라TV는 이 회사 사이트에 UCC를 올리는 이용자에게 하루 최고 100원에 상당하는 포인트(큐피)를 지급하는 등 수익배분 구조까지 만들었다.
국내 포털들은 왜 UCC 서비스에 공을 들일까.
김재인 프리챌 홍보팀장은 “일반인이 UCC를 많이 만들면 방송사와 전파에 의존하지 않고도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프로 수준인 UCC는 상품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국내 UCC 동영상 서비스 업계 현황 회사 UCC동영상서비스 서비스시작시기 주요특징 판도라TV 판도라TV 2004년 10월 동영상 미니홈피, 광고수익분배 다모임 아우라/엠엔캐스트 2005년 1월 동영상 검색 포털서비스 엠파스 동영상검색 2005년 8월 동영상 검색서비스 야후코리아 야미 2005년 10월 춤, 노래 등 엔터테인먼트 동영상 UMC 엠군/태그스토리 2005년 12월 동영상 포털서비스 다음커뮤니케이션 TV팟 2006년 2월 동영상 검색 및 공모전운영 프리챌 프리챌Q 2006년 5월 동영상 제작지원스튜디오 운영 NHN 네이버 플레이 2006년 7월 동영상 검색서비스 자료: 각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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