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저주파수 단말기시장의 애니콜”

  • 입력 2006년 10월 27일 02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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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8명의 벤처기업을 창업 4년 만에 저주파수(450MHz)용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1위 업체로 키운 유비컴 김은종 사장.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직원 18명의 벤처기업을 창업 4년 만에 저주파수(450MHz)용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1위 업체로 키운 유비컴 김은종 사장. 사진 제공 중소기업중앙회
2002년 초 현대정보통신에서 휴대전화 영업을 하던 김은종 부장은 미국 퀄컴사(社)의 루마니아 사업 정보를 입수했다. 퀄컴이 이곳에서 저주파수(450MHz)용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휴대전화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하기로 한 것.

당시 휴대전화 시장은 유럽통화(GSM) 방식과 고주파수(800MHz 이상) CDMA 방식으로 양분돼 있었다. 저주파수 CDMA 방식은 고층 빌딩이 밀집한 도심에서 통화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어떤 나라에서도 상용화되지 않고 있었다.

○ 대기업 진출 꺼려 창업 대박

그는 저주파수 대역 CDMA 휴대전화 시장의 규모가 작아 노키아나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진출하기 힘든 ‘틈새시장’이라고 판단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2002년 4월 그는 직원 18명으로 유비컴을 출범했다. 창업 초기 생산은 하지 않고 미국과 일본 기업에서 개발비를 받고 휴대전화 개발만 했다.

저주파수 방식은 적은 수의 기지국으로도 넓은 통화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어 통신 기반이 취약한 나라를 중심으로 급속히 전파됐다.

유비컴은 독자적인 기술을 앞세워 창업 4년 만에 저주파수 CDMA 휴대전화 세계 1위 업체로 성장했다.

베트남 러시아 루마니아 체코 인도네시아 등 7개국에 ‘유비컴’이라는 브랜드로 휴대전화를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과 러시아에서는 저주파수 CDMA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 ‘450MHz 애니콜’로 불린다.

유비컴은 8월 베트남 국영기업인 베트남 전력, 퀄컴과 함께 저주파수 대역 휴대전화를 생산할 합작법인 아이큐링크스를 설립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 매출 쑥쑥… 불황은 없다

2004년 142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296억 원으로 늘었고 32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이 5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저주파수 대역이 국내에서는 군용으로 묶여 있는 까닭에 내수시장이 없다. 유비컴 매출은 모두 수출로 벌어들인 것이다.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 VK가 부도를 낸 데 이어 팬택 계열이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국내 휴대전화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비컴은 틈새시장을 개척한 덕분에 불황의 사각지대에 있다.

김은종 유비컴 사장은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관하는 10월의 자랑스런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됐다. 김 사장은 “틈새시장을 먼저 진입해 기술력을 키운 게 빠른 성장의 비결이었다”며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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