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천공장 균형발전론에 표류

  • 입력 2006년 9월 25일 02시 59분


코멘트
연간 9조 원의 수출 증가 효과와 6000명 신규 고용을 앞세운 하이닉스반도체의 경기 이천공장 증설계획이 정부의 ‘균형발전론’에 막혀 표류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하이닉스 반도체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이라는 대안이 있는 상황에서 지역균형발전의 기회를 없애면서까지 증설을 허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해외로 투자를 돌릴 것이 아니라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이닉스는 “이미 이천에 확보된 공장 용지가 있고 이천 본사와 가까운 곳에 신규 투자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천 공장 건설이 무산되면 경쟁력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재계는 정부가 29일 기업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할 것으로 기대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사실상 ‘불가(不可)’ 쪽으로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2010년까지 13조5000억 원을 들여 이천공장에 7만5000평 규모의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상수원 보호구역 내 공장증설제한완화 등 수도권 규제 완화를 정부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지역 규형발전을 앞세워 반대 방침을 밝혀 왔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해당 지역 간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이천시가 있는 경기도는 ‘수도권 규제사례 피해집’까지 펴내며 하이닉스 이천 공장 증설 필요성을 정부와 국회에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맞서 충청북도와 청주시는 공장 설립과 관련한 각종 혜택을 제시하며 하이닉스에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