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3년연속 적자 … "올해 3조원 예상"

  • 입력 2006년 9월 17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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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은행이 3조 원에 이르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이 17일 밝혔다.

국회 재경위 소속 윤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올 상반기 1조4139억 원의 적자를 보였으며, 이로써 지난 2004년 이후 올해까지 3년연속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올초 환율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대거 매입하고 이 과정에서 풀려나간 통화를 흡수하는 수단으로 통화안정증권을 계속 발행하면서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상반기 한은의 통안증권 이자비용은 3조2583억원으로, 전체 비용 5조3900억원의 60%에 이르렀다.

한은의 같은 기간 적자액은 연초 예상한 올해 전체 적자규모인 1조8180억 원의 78%에 이르는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실제 올해 적자는 약 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윤 의원은 주장했다.

한은은 지난 1980년대에는 6년에 걸쳐 적자를 낸 적도 있으나 90년대 들어서는 93년과 94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흑자를 냈으며, 특히 97년 이후 2003년까지는 매년 조단위의 순익을 올린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04년 1502억원, 지난해 1조8776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 3조원에 이르는 사상최대 규모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은 내부적립금 고갈위기에 직면했다.

한은은 이익이 나면 당기순익의 10%를 적립해 적자에 대비하는데, 최근 적자누적으로 내부적립금이 지난해말 현재 3조7748억 원만 남아 있어 올해 3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경우 내년중에 고갈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 의원은 "한은 내부적립금이 고갈되면 이후부터는 국민혈세로 적자를 메워야 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국가신인도에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한은 독립성과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운용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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