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기회는요… 회사 문화는…” 요즘 취업준비생

30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체육관.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2006년 취업 페스티벌’ 행사를 열고 있었다. 수천 명의 취업 준비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LG전자 삼성물산 등 대기업 인사담당자 상담코너에는 평균 20여 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직장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직장 선배와의 만남’ 코너(15석)에도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하반기 채용 시즌이 다가오면서 취업 준비생의 마음도 바빠졌다. 29, 30일 열린 취업박람회에는 2만여 명이 다녀갔다.

○ ‘일단 들어가자’→‘들어가서 뭘 할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일하려면 어느 부서를 지원해야 하죠?”

“법무팀에 근무하면 미국 로스쿨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나요?”

예전 같으면 직장에 ‘진입’하는 게 우선이었지만 요즘 구직자들은 다르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더 신경 쓴다.

LG전자 인사팀 이은진 과장은 “최근 기업들이 연구개발(R&D)뿐 아니라 마케팅 등 부서별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구체적인 질문이 많다”고 말했다.

인사 담당자와 상담하면서 회사 문화를 알아보는 구직자도 많았다.

이틀째 행사장을 찾은 양정윤(24) 씨는 “회사별로 사내(社內)문화, 근무 강도 등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와 성향이 맞는지를 꼼꼼하게 따져 봤다”고 말했다.

‘선배와의 만남’에선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서 얼만가요”, “이 회사는 일을 많이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던데 야근은 얼마나 자주 하나요” 등의 질문이 많았다.

대학생 김홍석(28) 씨는 “객관적인 정보는 인터넷에서 다 찾을 수 있는 만큼 실제 일하고 있는 선배 직장인들에게서 구체적 정보를 듣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 기업은 ‘준비된 인재’를 환영

LG전자 인사팀 공효식 과장은 “신입사원이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치기는 어렵다”며 “면접에선 지원부서의 일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파악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인사팀 지세근 부장도 “자신이 하고 싶고, 또 잘할 수 있는 분야와 기업을 찾아 세밀하게 공략하라”며 “기업은 자신만의 강점이 뚜렷한 ‘별난’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채용 담당자들은 취업박람회에서도 준비된 모습을 보이라고 조언했다. 우리은행 이상철 채용파트장은 “관심 있는 기업의 실무자와 상담할 때는 정장 차림이 좋은 이미지를 준다”며 “취업박람회에서 눈에 띈 구직자가 지원하면 더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부터 각 대학에서 취업박람회가 잇따라 열린다.

취업 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연세대는 다음 달 4, 5일 삼성SDS, 현대·기아자동차, CJ 등 5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취업박람회를 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6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고려대 취업박람회는 5∼7일 ‘입사서류 및 면접 클리닉’ 등 부대행사와 함께 열린다.

대학별 취업박람회 일정
대학	일정	주요 내용
고려대	9월 5∼7일	삼성전자 등 60여 개 업체 참가, 취업전문가의 취업상담
건국대	9월 7, 8일	삼성전자, LG전자 등 25∼30개 업체 참가
서울대	9월 6, 7일	삼성전자 등 국내 60여 개 업체 참가. 회사의 발전 방향에 대한 ‘학생 공모전’
성균관대	9월 5∼7일	노동부와 공동 주최, 면접법 원서작성법 등 강의
연세대	9월 4, 5일	한국전력 CJ 등 국내 50여 개 기업 참가
영남대	9월 5∼7일	한국델파이 삼성테스코 등 국내외 주요 기업 참가
홍익대	9월 12, 13일	해외취업 컨설팅과 항공사 취업 전략 소개
자료: 취업 포털 커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