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은 휴가중…대기업 협력업체 1000여개 휴가

  • 입력 2006년 7월 31일 0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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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부근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44) 씨의 여름휴가 일정은 늘 정해져 있다. 현대자동차의 휴가 일정에 맞추는 것이다.

올해도 현대자동차의 여름휴가 기간 중 3, 4일간 울산을 떠나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이 씨는 “현대자동차가 쉬는 기간에는 손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예년처럼 휴가를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식당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인근의 개인병원, 이발소, 목욕탕, 술집 등 대부분의 업소도 이 시기에 문을 닫는다. 현대자동차는 물론 현대중공업 등 울산 지역의 대형 업체들이 대부분 8월 초에 집중적으로 여름휴가를 실시하기 때문.

28일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울산공장의 임직원 2만8000여 명과 8000여 명의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은 29일부터 9일간 여름휴가를 갖는다.

임직원 2만4000여 명에 사내 협력업체 직원이 1만1000명인 현대중공업은 노조 창립 기념일인 28일부터 8월 6일까지 10일간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현대미포조선(임직원 3800명)도 29일부터 8월 6일까지 9일간 여름휴가를 갖는다.

이들 대기업의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울산 지역 1000여 개 협력업체(총근로자 5만여 명)도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공단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지역 학원들도 대부분 이 기간에 문을 닫는다. 울산 동구 전하동 현대중공업 인근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정모(48) 씨는 “현대중공업이 휴가를 실시하면 자녀들도 함께 떠나기 때문에 사실상 학원 운영이 어려워 8월 첫 주는 휴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몰려 사는 울산 북구와 동구 지역 아파트 주차장은 휴가 기간에 텅텅 비고 도로도 한산해져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나타난다.

울산지방경찰청은 8월 첫 주에 울산을 떠나는 시민이 전체(110만 명)의 60% 안팎인 60만∼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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