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화합주’로 28년째 무분규 건배…보해양조 어제와 오늘

  • 입력 2006년 7월 26일 03시 06분


보해양조는 28년 동안 화목한 노사관계를 유지하며 분규가 없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25일 전남 장성군 보해양조 공장의 자동화된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최종 생산된 소주에서 불량품을 골라내고 있다. 장성=박영철 기자
보해양조는 28년 동안 화목한 노사관계를 유지하며 분규가 없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25일 전남 장성군 보해양조 공장의 자동화된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최종 생산된 소주에서 불량품을 골라내고 있다. 장성=박영철 기자
보해양조㈜ 임종욱(48) 총무부장은 6일 황보욱(45) 노조위원장과 전남 해남군 땅끝콘도에서 열린 ‘서남권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워크숍’에 참석했다.

임 부장은 워크숍에 가면서 노조원과 가족 20여 명을 초청했다.

전남 서남부지역 30여 개 업체가 워크숍에 참여했으나 노조원 가족을 데리고 온 회사는 보해양조뿐이었다.

전남 목포시에 본사를 둔 보해양조는 연 매출액이 1100억 원으로 국내 10개 주류제조업체 가운데 5위 규모다. 전체 직원 468명 중 절반가량인 231명이 노조원이다. 이 회사 노조는 한국노총에 가입돼 있다.

이 회사가 노동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1978년 6월 노조 출범 이래 28년간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임건우 대표이사와 황보 노조위원장은 기본급 11% 인상과 하계 휴가비, 가족수당, 자녀 학비 보조금, 경조금 지급 인상 등을 담은 ‘2006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회사가 그동안 분규 한번 없이 화합의 노사문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동반자로 여겼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 노조는 힘을 보탰고 회사는 고용 안정과 복지 혜택으로 보답했다.

2000년 주류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출이 떨어지자 노조는 그해 임단협에서 ‘임금 동결’이란 카드를 사측에 먼저 내밀었다. 명절 특수 때는 야간근무도 자청했다.

회사 측은 노조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이듬해 구조조정을 하면서 노조원은 제외하고 관리직 30여 명을 명예퇴직시켰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 40여 명 가운데 매년 4∼8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10여 개 동호회에 매달 20만 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체협약에도 명시되지 않은 것들이다.

신뢰와 협력으로 노사화합의 모델이 된 보해양조는 2000년 한국생산성본부로부터 노사협력부문 생산성 대상을, 2004년에는 광주전남경영자총협회로부터 노사협력대상을 수상했다.

장성=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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