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 노환으로 별세

  • 입력 2006년 7월 20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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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아일보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이 20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첫째 동생인 정 명예회장은 노환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투병하다 이날 오후 2시께 눈을 감았다. 발인은 24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선영이다.

일본에서 유학한 고인은 귀국해 언론인의 길을 잠시 걷다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요청을 받고 현대양행 전무를 맡으면서 현대와 인연을 맺었다.

1953년 현대건설 부사장, 1961년 사장으로 승진한 고인은 1976년까지 현대건설 대표를 지내면서 현대건설을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로 키웠다.

현대양행에 전념하기 위해 현대건설을 떠난 고인은 이후 한라건설, 한라자원, 만도기계, 인천조선, 한라시멘트 등의 사장을 지냈으며 1988년부터 1996년까지는 한라그룹 회장을 지냈다.

고인은 재계에서 '오뚜기 기업인', '재계의 부도옹(不倒翁)', 실패를 모르는 불사조' 등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시련을 겪었다.

첫번째 시련은 1980년 전력을 기울여 키워 온 현대양행 창원공장(현 두산중공업)을 정부의 발전설비 통합정책에 따라 빼앗기면서 무일푼으로 전락한 것이며 두 번째 는 198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

당시 70세의 노인이었던 정 명예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으나 휠체어를 타고 경영 일선에 복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세번째 시련은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재계 12위였던 한라그룹이 부도를

맞은 것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단행하면서 한라건설을 중심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정 명예회장은 1991년 우리나라 중공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업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정몽국(53) 엠티인더스트리 회장과 정몽원(51) 한라건설 회장이 있

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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