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손댈까… 정몽구 회장 이르면 주말 경영 ‘컴백’

  • 입력 2006년 7월 1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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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임박하면서 현대차그룹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4월 27일 구속된 정 회장은 6월 28일 보석으로 석방된 뒤 바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VIP 병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정 회장은 11일 외부 인사를 만나기 위해 외출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 정 회장 이르면 16일 출근

최경득 세브란스병원 홍보팀장은 11일 “담당 의사가 정 회장에게 2, 3일 내에 퇴원이 가능하다고 통보했고, 정 회장도 의사 소견에 따라 퇴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곧 퇴원해 이르면 16일부터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며 “출근을 서두르는 것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6일 출근하면 정 회장은 80일 만에 업무에 복귀하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은 활기를 띠고 있다.

주요 사안을 병원에서 구두로 보고해 왔던 주요 임원은 정 회장의 복귀에 대비해 각종 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일하고 있다.

○ 울산 제3공장 사실상 전면파업

정 회장이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뜨거운 감자’는 노조 파업이다.

회사 측은 11일 현재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부분파업 16일째로 4만1240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5657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문이 폭주하는 신형 아반떼를 만드는 울산 제3공장은 10일부터 사실상 전면 파업 상태여서 회사 측의 고민이 크다.

해외 공장 착공도 시급한 문제다.

정 회장의 공석으로 당초 올해 4월과 5월로 예정됐던 기아차 미국 조지아 주 공장과 현대차 체코 공장의 착공식은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다.

현대제철이 추진하고 있는 일관(一貫)제철소 건설 상황도 챙겨야 한다.

당초 정 회장은 이달 중 세계 최대 철광석 업체인 브라질 CVRD사(社)를 방문해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단 정 회장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보석 상태여서 3일 이상 해외출장을 갈 때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룹 내 핵심 프로젝트가 장기간 지연된 상황인 만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정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 △계열사 독립 경영을 위한 조직 개편 △사회공헌기금 1조 원 환원 방안 등 껄끄러운 문제들도 처리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건강 때문에 당장 예전처럼 오전 6시 반에 출근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룹 업무는 곧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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