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장흥풍물시장, 눈-귀-입 즐거운 새 관광명소로

  • 입력 2006년 7월 3일 0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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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전남 장흥군 장흥읍 탐진강변 토요 풍물시장. 토속음식점이 늘어선 민속광장에서 초등학생 풍물패가 흥을 돋우자 장흥에 사는 외국인 10여 명이 고유 의상을 입고 나와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시골 장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각설이 타령이 이어졌고 시장을 찾은 손님과 상인이 한데 어우러져 어깨춤을 췄다. 이날 잔치는 장흥군과 시장 상인회가 토요 풍물시장 개장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했다.》

많은 시골 재래시장이 영업부진으로 쇠퇴의 길을 걷지만 장흥 풍물시장은 토요일이면 전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전국 시장 상인과 공무원의 견학이 줄을 잇고 유명여행사 관광 상품이 될 정도로 재래시장의 성공 모델이 됐다.

○현대식 건물+전통공연장 지어

장흥군은 지난해 7월 2일 장흥읍 예양리 탐진강변 재래시장을 헐고 4406평 부지에 윈도우 매장, 아케이드 천장, 주차장, 화장실을 갖춘 상설시장을 만들었다.

상설시장 내 570평은 공연이 열리는 민속광장으로 꾸미고 장흥에서만 나는 특산품을 싸게 파는 토요 풍물시장을 개장했다.

구한말 장흥읍 재래시장은 나주 영산포 홍어시장, 함평 학다리 우시장과 함께 전남의 3대 시장으로 꼽혔다.

여수에서 장흥 수문항까지 생필품과 쌀을 실은 배가 오가면서 1960년대까지 공산물과 농산물 교환 시장으로 융성했다.

그러나 농촌 인구가 줄고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장흥 재래시장은 시골장으로 전락했고 5일장과 난전으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장흥군은 1961년 지어진 재래시장이 비좁고 건물에서 비가 새자 소도읍가꾸기 사업비 등 75억 원으로 현대식 시설을 갖춘 시장을 지었다.

○재래시장 성공모델로 떠올라

장흥 재래시장은 군과 시장 상인이 손을 잡고 부흥에 나선 결과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체험거리의 명소가 됐다.

민속광장에서는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각설이, 엿장수 공연 등 추억 이벤트와 줄타기 등 전통공연, 장기자랑이 펼쳐진다.

풍물시장은 헛개나무, 표고버섯, 안양감자, 청국장, 생약초 등 특산품을 시중보다 30∼50% 싸게 판다.

시장 옆 탐진강변에서는 줄배 타기, 민물고기 잡기, 토호놀이, 도자기 만들기 등 관광객 체험행사와 사진, 골동품, 야생화, 분재 전시회가 열린다.

이종천(57) 상인회장은 “토요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외지에서 평균 700여 명이 찾는다”며 “풍물시장이 개장 1년 만에 관광의 거점이자 주민 문화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활성화로 올해 산업자원부 주최 지역산업정책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장흥군은 지난해에는 자치행정 전국대회 지역경제 부문 최우수상, 전국 재래시장 박람회에서 단체, 상인, 공무원상을 받았다.

장흥군 생태체험지원계 문병길 계장은 “상인에게 경영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다음달부터 상인대학을 운영하고 온라인쇼핑몰과 홈페이지 구축 등 마케팅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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