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녀계좌로 밀수대금 송금…‘돈세탁’ 갈수록 지능화

  • 입력 2006년 6월 2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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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도매상인 A 씨는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금지 곡물을 몰래 들여왔다. 대금 송금은 미국에 사는 딸 계좌를 통해서 했다. 딸 계좌에 정기적으로 1000만 원씩 입금한 뒤 이 돈을 밀수대금으로 쓴 것. 이른바 ‘돈 세탁’이다.

돈 세탁 기법이 교묘해지면서 수상한 돈 거래(혐의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

재정경제부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27일 발간한 ‘자금세탁 방지 업무에 관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FIU에 보고된 혐의거래 건수는 1만3459건으로 2004년(4680건)의 3배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매달 평균 1200건 이상의 혐의거래가 FIU에 통보됐다.

돈세탁은 △가짜 금융증빙자료 발급 △특수관계 이용 △허위 수입신고 등 다양한 수법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B 씨는 지난해 가짜 회사를 만든 뒤 허위 세금계산서를 만들어 수십억 원의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았다.

기업체 사주인 C 씨는 불법으로 취득한 자금 74억 원을 아는 사람이 사장으로 있는 여러 법인의 계좌로 이체한 뒤 다시 출금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FIU는 2002년 이후 보고된 혐의거래 2만158건 가운데 3297건(16.4%)을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집행기관에 통보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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