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찬반토론회 “지식산업 활성화” “제2의 론스타 우려”

  • 입력 2006년 6월 22일 03시 06분


코멘트
다음 달 10∼1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FTA 2차 협상을 앞두고 치열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2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한미 FTA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미 FTA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과 “한미 FTA가 제2의 론스타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론이 맞섰다.

○ 찬반양론 팽팽히 맞서

강원대 이병천(경제학) 교수는 “한미 FTA에 따른 미국의 투자는 신규 투자보다 인수합병(M&A) 형태로 나타나 고용창출 가능성이 희박하고 ‘의무이행 강제 금지’ 조항으로 경영 노하우 등 선진기법 이전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결과는 금융의 투기화와 탈(脫)민족화로 ‘론스타 사태’가 속출해도 속수무책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신대 이해영(국제관계학) 교수는 “1차 본협상에서 서비스 공급을 위한 현지 설립 의무 면제에 합의해 줘 서비스산업을 통한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교통상부는 “의무이행 강제 금지 조항이나 현지설립의무 면제 조항은 투자와 서비스를 최대한 개방한다는 원칙에 따라 모든 FTA 협정에 기본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라며 “우려하는 대목에 대해서는 유보조항을 둬서 당연히 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송영관 부연구위원은 “한미 FTA를 통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통신, 케이블방송, 운수서비스 등 지식기반서비스산업 육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양극화 해소 vs 양극화 심화

KDI 이시욱 연구위원은 “한미 FTA로 서비스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면 소득 양극화에 대처할 수 있다”고 찬성 의견을 말했다.

반면 경상대 장상환(경제학) 교수는 “취약한 국내 중소 부품·소재기업에 충격을 줘 중소기업 영세화와 제조업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해 대량실업 사태가 초래되고 고용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정반대로 예상했다.

○ 농업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우려

농업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대체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오복 연구위원은 “개방에 따른 피해는 젊고, 영농 규모가 크고, 소득이 높은 농가일수록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내 농업을 이끌 주력 농업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그는 미국의 농산물 수출 보조금 철폐를 요구하고 미국산 농산물 덤핑 수출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영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장은 “막대한 보조금이 주어지는 미국산 농산물은 대부분 덤핑 수출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