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활의 노래’ 볼륨 높이나…외국인 어제 46억 순매도

  • 입력 200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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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에서 또 46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수 금액을 뺀 것)했다. 거래일 기준으로 8일 연속 주식을 팔아 치운 셈이다.

그동안 주가가 꾸준히 오르기는 했지만 영 찜찜했던 것이 바로 외국인의 매도 공세였다. 외국인들은 지난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7일 동안 무려 2조 원어치가량의 주식을 팔아 치웠다.

다행히 외국인의 매도 강도는 현저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8일 외국인들은 오전 한때 700억 원대의 순매수를 보이다가 장 마감 10분 전부터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집계된 46억 원의 매도 규모는 최근 7일(거래일 기준) 동안의 하루 평균 매도금액인 28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부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40%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또 외국인의 매매 동향은 아시아 및 세계 증시 추세와도 관련돼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도 강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이 최소한 중립적인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 8일간 2조 규모 왜 팔았나

외국인이 최근 주식을 팔았던 이유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3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하나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가 덩달아 오르면서 세계적으로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것. 특히 최근 중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에 나섰고 미국도 금리 인상을 쉽게 중단할 것 같지 않아 이런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다른 하나는 달러당 원화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국내 주식의 보유가치가 많이 올라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구체적이었던 이유는 10일로 예정된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베스트먼트(MSCI)지수’의 비중 조정 발표.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이 지수는 외국인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짤 때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참고하는 지표다.

그런데 이번에 MSCI지수를 발표하면서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비중을 대폭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는 그만큼 지수 안에 편입돼 있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질 수 있다는 뜻. 이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 주요 기업의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는 것이다.

○ 투신권 매수 가담… 상승추세 이어갈 듯

하지만 전문가들은 3가지 이유에 대해 “크게 걱정할 것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경기가 침체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이미 증시에 반영된 재료라는 것. 실제로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그야말로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기적으로 차익을 실현한 자금은 증시의 상승 추세만 분명해지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MSCI지수의 비중 조정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동부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MSCI지수에서 국내 기업의 비중이 다소 줄어든다 해도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은 여전히 세계적인 가치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번 비중 조정이 더는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들이 팔아 치운 주식은 철강과 운수장비 등 일부 업종에 집중돼 있어 애초부터 국내 증시 전체를 부정적으로 본 것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교보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거의 마무리된 모습인 데다 국내 투신권의 매수까지 본격화하고 있어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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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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