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옥중경영 허용…검찰, 임원 접견등 배려

  • 입력 2006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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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鄭夢九·구속·사진)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옥중경영’이 시작됐다.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朴英洙)는 정의선(鄭義宣) 기아차 사장이 3일 대검청사를 방문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던 아버지 정 회장을 접견했다고 4일 밝혔다.

정 사장은 이날 정 회장을 만나 현대차그룹 경영과 관련해 의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지난달 29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정 회장을 5분간 접견한 뒤 나흘 만에 검찰 조사실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났다.

채동욱(蔡東旭)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정 사장이나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정 회장을 만나 업무와 관련해 의논할 수 있도록 접견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피의자에게 변호사가 아닌 가족이나 회사 사람들의 접견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검찰이 정 회장의 구속에 따른 현대차그룹의 경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명(鄭相明) 검찰총장도 1일 대검의 확대간부회의에서 “수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수사팀에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검찰의 이 같은 조치에 반가워하는 분위기이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구속 이후 서울구치소 주변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옥중결재를 추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면회가 금지된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때는 대검에서, 조사가 없는 날에는 서울구치소에서 그룹의 중요현안을 보고받고 의견을 나타내거나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회장이 나이(68세)가 많은 데다 고혈압 증세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2시간 조사 후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하루 평균 7, 8시간씩 조사하고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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