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대출 막힌 은행 ‘전문직에 윙크’

  • 입력 2006년 5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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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을 잡아라.’

은행들이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 많은 돈을 빌려 주고 대출금리를 싸게 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전문직’으로 분류하지 않았던 직종에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전문직 대출은 통상 연 7% 정도의 금리에 1인당 대출한도는 1억 원 정도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는 5% 후반까지 낮아지고 대출한도도 3억 원 정도로 늘어났다.

전문직 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외환은행.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팔고 있는 ‘예스 프로론 신용대출’로 지난 1년간 3000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연체나 채무불이행 위험이 낮은 전문직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금리를 낮춘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 5월 8.50%였던 예스 프로론의 최저 대출금리를 1.3%포인트 낮춘 이후 꾸준히 금리를 내려 4월 말 현재 5.76%까지 낮췄다.

외환은행은 전문직 대출로 짭짤한 재미를 보자 3월부터 개업을 앞둔 의사나 변호사에게 자금을 대출해 주는 ‘개업 예정자 대출 대상’에 변리사도 포함시켰다.

기업은행이 의사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닥터론’은 지난 1년간 1489억 원, 영국계 은행 HSBC의 ‘프로페셔널론’은 3월 말까지 1년 동안 1400억 원이 팔렸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베스트 전문직 무보증 대출’로 294억 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은행권이 전문직 대출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전문직 신용대출을 대안으로 삼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연체율이 낮은 것도 은행에서 전문직 대출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외환은행 개인상품개발부 박진열 차장은 “일반 신용대출 상품의 연체율이 0.65%인 데 비해 전문직 대출 상품은 0.02%로 아주 낮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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