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규제까지…“美, FTA협상 기선잡기 하나”

  • 입력 2006년 4월 3일 03시 04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 국가별 무역장벽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의 서비스분야 투자제한 및 수출지원 정책을 비판했다. 25쪽이나 되는 한국 보고서는 한국의 우체국보험, 오토바이 규제 등 세밀한 항목 하나까지 문제 삼았다.

보고서를 보면 곧 시작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취할 공세 대상을 짐작할 수 있다.

▽“반도체-통신산업 정부 지원 말라”=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수출 지향형 산업정책을 두고 “여전히 지나치게 수출 의존형 경제발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을 비롯한 전통적 수출산업과 반도체장비 통신장비 등 차세대 수출산업에 대한 정부 장려 문제를 거론했다. 보고서는 “정부 차원의 산업지원정책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넘어서지 않도록 한국 정부에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영화 지체 우려”=2005년 1년간 공기업 민영화가 1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와 인천국제공항을 즉각 민영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도 거론됐다. 또 공적자금 투입 이후 정부 지분이 79%나 되는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주식을 민간에 파는 민영화 계획이 연기된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즉, 하이닉스반도체가 경영 악화에 빠졌을 때 우리은행이 주도한 대출연장 등의 조치는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행위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 규모로 네 번째인 우체국이 세제 및 금융건전성 감독을 받지 않음으로써 다른 국내외 금융사에 부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특혜 철폐를 주장했다.

▽“저작권법도 고쳐야”=한국 법규가 오토바이 운전자의 주요 간선도로 진입을 규제하는 바람에 미국산 오토바이 판매가 가로막혔다고 지적했다. 이런 규제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대형 오토바이 시장의 강자다.

보고서는 또 “저작권자의 사망 후 50년으로 돼 있는 한국의 저작권법 조항을 국제흐름에 맞도록 사후 70∼95년으로 늘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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