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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31일 0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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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계, 최고의 해
지난해 가장 놀라운 실적을 낸 은행은 외환은행. 외환은행은 지난해 1조9293억원의 순이익으로 국민은행에 이어 은행권 순이익 2위로 올라섰다. 이 은행의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196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연체율이 하락하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이 완화됐고 하이닉스반도체와 현대건설 등이 정상화된 게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리딩 뱅크’인 국민은행의 순이익도 크게 늘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익 2조 2410억 원으로 ‘순익 2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04년 순이익이 4000억 원도 안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은행권에서 순이익이 2조 원을 넘은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카드 대란’의 진원지였던 LG카드는 가장 드라마틱한 사례로 꼽힌다. LG카드는 지난해 1조3631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1조 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 회사는 직전 해인 2004년에는 816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 밖에 우리금융지주도 지난해 1조 6882억 원의 순이익으로 우리금융지주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리며 2년 연속으로 1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자회사인 우리은행도 1조4258억 원의 순익을 냈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 1조7321억 원의 순이익으로 2년 연속 1조 원 클럽의 멤버가 됐다. 주요 자회사인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각각 7744억 원과 7565억 원의 순익을 내 개별 은행별로는 1조 원 클럽에 들지 못했지만 통합 후에는 무난히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내실이 있나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사상 최대 순이익에 대해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은행 고유의 수익원인 이자 수수료 파생상품 부문의 이익은 미미했고 대부분 1회성 이익이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권의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약 4조 6000억 원 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3조4900억 원은 유가증권을 처분해 얻은 수익과 부실화됐다가 살아난 출자전환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얻은 영업외이익이었다는 것.
경기가 호전되면서 부실 여신이 줄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5조 원 가까이 줄어든 영향도 컸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빌려준 돈을 떼일 경우를 감안해 미리 쌓아 두는 돈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부담이 줄기 때문에 순익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 공공성과 수익성의 조화
은행권이 지난해 최고의 수익을 거두자 당장 공공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해 은행들도 공익재단을 설립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50억 원을 출연해 사회공헌활동 전담 법인인 ‘외환나눔재단’을 설립했다. 해마다 순이익의 1%를 출연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 500억 원 규모의 ‘신한장학재단’을 설립했고 국민은행과 기업은행도 해마다 순이익의 1%를 사회공헌 사업으로 환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은행마다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가계금융 위주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지원에 인색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와 손을 잡고 우수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대해 금리와 수수료를 우대해 주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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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외환은행 인수로 글로벌 은행 도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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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원(사진) 국민은행장은 “지난해 좋은 경영 성과를 낸 것은 여신과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해 은행 기반을 업그레이드 했고 상품 차별화와 서비스 개선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특히 지난해 초 최하위권이던 국가고객만족지수(NCSI)가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말 종합 2위로 올라간 점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와 우수한 인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되기 위한 디딤돌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 행장은 “삼성이나 LG처럼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한국의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국민은행의 목표”라며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 금융시장에 직접 진출해 아시아를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리금융지주 황영기 회장…복합상품 판매로 시너지효과 높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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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을 겸하고 있는 황영기(사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이 2004년과 2005년 연속으로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은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은행과 증권을 합쳐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 지점망을 통해 수익증권과 방카쉬랑스(은행연계보험)를 판매하는 등 자회사 간 융합 효과가 두드러졌다는 것.
특히 수익증권 판매는 2004년 말 3조 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9조 원대로 1년 만에 3배로 성장했다.
황 회장은 “다양한 금융 복합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정보기술(IT) 부문의 표준화를 통해 그룹 내의 비용을 줄여 올해도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연초부터 ‘토종은행론’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은행 부문은 다른 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100개 지점을 새로 내겠다고 발표했다.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신한-조흥 통합 리딩뱅크 초석 다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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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사진)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통합은행의 출범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가운데 영업상의 손실 없이 우량 자산이 꾸준히 늘어났고 순이자 마진도 개선되는 등 나름대로 알찬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2년간 신한금융지주와 공동경영을 했던 조흥은행의 수익과 자산 건전성이 상당히 개선돼 본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신 행장은 “올해도 작년처럼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신한은행은 통합으로 인한 고객이탈을 최소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리하게 덩치를 키우기 위한 경쟁을 하지 않고 내실을 쌓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 덕분에 고객층과 네트워크가 한층 확장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 행장은 “통합 신한은행은 양적인 면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월드 클래스의 경쟁력을 갖춘 ‘리딩 뱅크’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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