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宮’ 마케팅…도자기-와인-가전 ‘유럽 왕실로의 초대’

  • 입력 2006년 3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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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영국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결혼식 피로연에 등장한 ‘우니코’ 와인, 2004년 스페인 펠리페 왕세자 결혼식에 사용된 ‘모저’ 크리스털 식기…. 제품 홍보에 ‘왕실 마케팅’을 활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입헌군주제 국가의 왕실에 납품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부각해 최고급 이미지를 심으려는 전략이다.》

한국이 입헌군주제 국가라는 독특한 설정의 MBC 드라마 ‘궁’이 인기를 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와인, 도자기, 크리스털 식기, 고급 가전, 웨딩 부케 등 고급 이미지가 필요한 제품을 중심으로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방한한 스페인 ‘베가 시실리아’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의 파블로 알바레즈 대표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가진 와인 설명회에서 자사의 ‘우니코 와인’을 ‘영국 왕실이 선택한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우니코 와인은 한 병에 73만 원으로 국내에는 1년에 60병만 한정 수입된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식에 사용됐다는 설명에 많은 참석자가 그자리에서 와인을 예약했다고 한다.

○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도 설치

독일 가전업체 밀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는 크렘린 궁에 2003년 세탁기와 의류 건조기를 공급했다. 2001년에는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의 개인 요트 주방에 오븐과 와인 냉장고도 설치했다.

밀레는 한국에서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빌트인 가전제품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왕실도 쓰는 가전제품’이라는 홍보가 주효한 결과다. 이 회사는 VIP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연다.

○ 고급이미지 내세워 상류층 고객 유혹

지난해 10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체코의 크리스털 식기 브랜드 ‘모저’는 2004년 덴마크 프레데리크 왕세자 결혼식 때 사용되는 등 유럽 왕실의 ‘애장품’으로 알려져 있다.

강유신 모저 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은 “지난해 말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특별한’ 선물 용도로 구입했다”고 귀띔했다.

조선호텔 정유경 상무가 영국에서 들여온 꽃 브랜드 ‘제인 파커’는 1986년 영국 앤드루 왕자와 세라 퍼거슨 씨의 결혼식 웨딩 부케를 만들었다는 점을 내세워 국내 상류층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도자기의 고급 브랜드인 ‘프라우나’도 지난해 태국 왕실 납품을 계기로 태국 유명 백화점에 잇따라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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