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나누기]국내기업들 기부 아이디어 톡톡

  • 입력 2005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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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11월 초부터 연말까지 벌이는 '행복 나눔 기금' 행사.
SK가 11월 초부터 연말까지 벌이는 '행복 나눔 기금' 행사.
삼성SDS 임직원들의 월급은 원래 급여보다 1000원이 적다.

1994년 한 직원이 ‘원하는 사원들의 월급에서 1000원씩 모아 소년소녀가장을 돕자’고 한 제안을 대부분 흔쾌히 받아들인 것. 직원 90% 이상이 참가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으로 13억여 원이 모였다.

이처럼 국내 기업에서도 선진 외국 기업에서 볼 수 있는 기부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 직원이 내는 만큼 회사도 낸다

삼성SDS의 기부 시스템은 ‘매칭 그랜트 제도’로 불린다.

직원이 매달 급여의 일정액을 기부하면 회사는 같은 금액을 출연해 기금을 마련하는 제도로 해외 선진 기업에서 보편화된 기부 문화다.

매칭 그랜트는 내로라하는 대기업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

대한생명도 매월 직원 모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사회공헌 기금으로 출연한다.

지난해 4억여 원을 모금해 불우시설에 전달했고 올해도 11월 현재 8억 원의 기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 왔다. LG, SK, 포스코, GS도 매칭그랜트나 비슷한 제도를 잇달아 도입했다.

한화그룹과 월드비전도 야후코리아와 함께 8월 기부사이트인 ‘야후! 나누리’를 개설했다.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보고 누리꾼들이 결제한 액수만큼 한화가 후원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1억 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 고객과 함께하는 기부

올해 9월 경북 포항시 사회복지단체에 2억3000만 원을 기증한 포스코.

9월부터 GS칼텍스에서 기름을 주유하는 고객들은 팔찌를 구입하면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벌이는 ‘사회공익기금마련-사랑의 자선팔찌’ 판매 행사.

수익금은 ‘아름다운 재단’을 통해 소년소녀가장 돕기,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 치료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

이처럼 고객들과 함께하는 기부 문화도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SK는 SK주유소와 충전소를 이용할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돈은 25억 원이 넘는다. 이 돈은 소년소녀가장 7000여 명에게 장학금과 월동 물자를 제공하는 데 사용됐다.

GS홈쇼핑이 올해 기획한 ‘100원의 큰사랑 축제’는 홈쇼핑 판매 1건 에 소비자와 홈쇼핑사가 100원씩 불우아동 기부금으로 적립하는 프로그램으로 소액 기부 문화를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 장학 사업과 지역주민 돕기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일 점장을 맡아 기부물품을 팔고 있는 서경배 태평양 사장.

포스코는 포스코 교육재단을 통해 장학금, 인재 양성 등 사회 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해 사회 공헌을 위해서만 1395억 원을 사용했다.

지난해 포스코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달한 50억 원은 재난재해 대비 긴급구호활동, 대학생 전공학문 연계 봉사활동 지원, 장애인을 위한 전동휠체어 지원에 쓰였다.

특히 포스코는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포스코 석좌교수로 위촉하고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는 2008년까지 매년 3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석좌기금 수익금도 연구비로 제공할 예정이다.

태평양은 1973년 태평양장학문화재단을 계기로 1976년 태평양 학원, 1982년 태평양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등 공익 재단 설립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0년에는 한국유방건강재단의 설립을 후원하기도 했다. 태평양은 ‘핑크리본사랑마라톤’ 행사를 통해 대회 참가비 1억9000여만 원을 전액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했다. 서경배 사장은 올해 북한 어린이와 여성의 건강을 위한 지원금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는 호남지점을 중심으로 ‘사랑의 저금통 나누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이 운동을 통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전달된 금액은 2000만 원이 넘는다.

○ 해외 지원에도 앞장

삼성 등 국내 기업들은 재난을 당한 외국에 대한 지원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삼성은 1995년 일본 고베 지진 사태 때 130만 엔(약 1100만 원)과 방한복 1000벌을 일본에 보냈다. 삼성은 지난해 동남아 지진해일(쓰나미) 사태 때도 500만 달러(약 50억 원)를 지원한 데 이어 10월 파키스탄 지진에도 구호성금 50만 달러(약 5억 원)를 기부했다.

LG전자는 극빈층 청소년 지원단체인 멕시코 마리아수녀회 ‘소녀의 집’에 2000년부터 연간 5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GS건설도 10월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 구호 활동을 위해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성금을 기탁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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