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서밋 ‘기업가 정신’ 열띤 토론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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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기업인에겐 기회”17일 오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CEO 서밋 토론회에서 기업가 정신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토론자들. 왼쪽부터 로버트 프리드먼 포천지 국제 편집장,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대표, 사무엘 루이스 나바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 잭 마 알리바바닷컴 회장. 사진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어려울수록 기업인에겐 기회”
17일 오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CEO 서밋 토론회에서 기업가 정신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토론자들. 왼쪽부터 로버트 프리드먼 포천지 국제 편집장,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대표, 사무엘 루이스 나바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 잭 마 알리바바닷컴 회장. 사진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인은 정부에 의존할 게 아니라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잭 마 알리바바닷컴 회장·중국)

“어려운 환경일수록 비즈니스맨에겐 기회다.”(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대표·말레이시아)

1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APEC 역내 기업인 8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5 APEC 최고경영자 회의(CEO 서밋)’에서 글로벌 CEO들은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한 전략과 정책’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상들의 연설도 이어졌다.

○ 기업가 정신은 현장서 나온다

마 회장과 페르난데스 대표는 맨주먹으로 사업을 시작해 좋은 기업을 만들어 내기까지 자신들의 경영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들은 “기업가 정신은 현장의 경험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너뮤직의 아시아지역 부사장으로 일했던 페르난데스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2001년 12월 비행기 2대로 저가 항공사인 에어아시아를 창업했다.

항공사 경영에 치명타를 날린 9·11테러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지진해일, 고유가 등 온갖 악재를 만났으나 지금은 1년에 900만 명이 이용하는 항공사로 키워 냈다. 그는 35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새 비행기를 100대나 주문해 놓았다.

아직도 1주일에 한 번은 태국 방콕과 푸껫을 오가는 비행기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는 그는 “정부 관료를 설득하기 위해 한 가지 주제를 갖고 50번이 넘게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인터넷을 잘 몰랐던 마 회장은 자신의 사업을 ‘장님이 눈먼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격’에 비유했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였던 그가 중국 항저우(杭州)에 인터넷 회사를 차린 것은 1995년.

그는 “10년 동안 수많은 실수와 좌절을 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아 오늘까지 왔다”면서 “인터넷이 궁극적으로 중국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업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창업 초기 인터넷 기업으로 정부에 사업자 등록을 하려고 했지만 관료들이 “‘인터넷 기업’이란 말은 사전에 없다”며 한동안 등록을 거부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기업은 정부와 사랑에 빠지되 결혼은 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비즈니스를 위해선 정부를 끊임없이 설득해야 하지만 정부보다는 시장에 의존하라는 뜻이다.

○ 한국 투자, 현재보다 미래 때문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부회장 겸 씨티은행 회장은 “북미지역을 제외하고 한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것은 한국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밝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물류회사인 DHL의 프랭크 아펠 회장은 “한국을 물류 허브로 만들려면 탄탄한 인프라와 제조업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한국이 중국을 이기려면 정부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의 경제 성장과 APEC 경제’라는 기조연설에서 “세계 경제가 균형 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역 불균형 현상과 에너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자연 재해와 국제 공조’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테러보다 지진해일이나 지진, 카트리나 같은 자연재해가 더 위협적이고 통제가 불가능한 적”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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