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 전쟁’ 무서운 부자이웃

  • 입력 2005년 10월 2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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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해 살고 있는 재벌기업 부회장과 중견 건설업체 대표가 두 집 사이의 15m짜리 담이 누구 것이냐를 두고 1년 가까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L사 S 부회장은 올 2월 옆집 주인인 Y건설 L 회장을 상대로 “내가 두 집 사이에 담 쌓는 공사를 하는 데 방해할 수 없게 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L 회장이 지난해 12월 집을 새로 지으면서 두 집 사이의 담을 마음대로 허물어 놓고는 원래대로 해 놓으라는 요구도 무시했으며 자신이 담을 새로 쌓는 공사를 하려 하자 이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

L 회장 측의 주장은 달랐다. S 부회장 집은 자신의 집보다 위쪽에 있는데 집을 지은 지 20년이 지나면서 땅이 서서히 꺼지는 등의 이유로 담장이 자신의 집 쪽으로 조금씩 밀려 내려왔다는 것. 자신의 집 땅이 좁아졌다는 얘기다.

L 회장은 “S 부회장 측에 담장을 애초의 경계부분에 다시 쌓자고 요구했지만 S 부회장 측이 무시했다”며 “담은 내 소유이니 허물 권리도 내게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일단 L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이태운·李太云)는 올 3월 말 “L 회장 집의 옛 주인이 자기 돈을 들여 담을 쌓은 뒤 집과 담의 소유권을 L 회장에게 넘긴 만큼 담의 처분권도 L 회장에게 있다”며 S 부회장의 신청을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S 부회장은 이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으며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에 계류 중이다.

한편 S 부회장은 담장을 허문 혐의(재물손괴)로 L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고 L 회장도 올 4월 S 부회장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검찰은 3월 L 회장에 대한 S 부회장의 고소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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