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판매 ‘사상최대’…인수후 수출 매년 50%이상 늘어

  • 입력 2005년 10월 5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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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가 옛 대우자동차를 뛰어넘었다.

GM대우는 9월 한 달 동안 10만7479대를 팔았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8% 늘어난 것. 대우차 시절이던 1999년 10월 기록한 10만5294대를 뛰어넘은 사상 최대 실적이다.

200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차를 인수한 이후 GM대우는 급성장세를 보였다.

GM대우는 출범 이후 매년 50% 이상 수출이 늘고 있다. 전체 생산도 GM이 처음 인수 의사를 밝혔던 2000년 62만4534대에서 지난해 90만84대로 44.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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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GM대우의 약진에 따라 대우차 매각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헐값 매각 논란과 대우의 ‘잠재력’

과거 대우차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당시 정부와 채권단이 대우차에 기회를 줬다면 지금쯤 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차를 너무 성급하게 판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자 GM은 정부에 50억 달러를 제시하며 인수 의향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차를 국제입찰을 통해 공개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70억 달러를 써낸 포드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포드가 자금난으로 인수를 포기한 뒤 다시 협상에 들어간 GM은 2002년 4월 30일 채권단에 12억 달러어치의 우선주를 발행하고 현금 4억 달러를 투자해 대우차를 사들였다.

GM대우의 약진에 힘입어 모 회사인 GM은 고전을 겪고 있는 북미 지역 생산량을 줄이고 아시아 지역에서 생산,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매각으로 한국 경제에 기여”

하지만 최근 GM대우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대우차가 별도 법인으로 남았다면 지금 같은 실적은 올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실제로 1999년 이후 국내에서 대우차의 브랜드 가치가 급전직하하면서 GM대우의 내수 판매는 2000년(당시 대우차) 24만2123대에서 지난해 10만4457대로 56.7%나 감소했다.

결국 GM대우의 수출 신장은 브랜드와 GM의 국제적 판매 네트워크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외국계 회사에 넘어갔지만 고용 창출 효과로 한국 경제에 기여한 점도 크다.

2002년 GM대우 출범 당시 8299명이던 직원은 8월 말 현재 9616명으로 늘어났다. 최근 GM의 인수가 확정된 대우인천차(대우차 부평공장)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됐던 근로자 1750여 명 가운데 1000여 명을 다시 받아들였다.

산업연구원 이항구(李항九) 연구팀장은 “매각 대금을 두고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해외 매각 외에 대안이 없었다”며 “만약 한국 기업이 인수할 수 있었다고 해도 이런 성과를 올리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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