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옥 회장, 36년간 모은 예술품 5000점… '美의 CEO'

  • 입력 2005년 9월 2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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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은 여성의 미(美)를 유지하는 도구인 만큼 ‘문화가 있는’ 화장품 회사가 오래 존속합니다.”

코리아나화장품 유상옥(兪相玉·72·사진) 회장은 예술품 수집광이다. 1969년부터 그림과 민속품 수집을 시작해 36년 동안 모은 것만 5000여 점에 이른다.

최근 유 회장은 그의 소장품 전시공간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스페이스 씨’를 새롭게 단장했다. 또 네 번째 수필집도 냈다.

유 회장은 은퇴할 나이인 55세 되던 1988년에 코리아나화장품을 창업했다. 그는 1977년 동아제약 상무로 있다가 같은 계열의 라미화장품 대표로 승진하면서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10년 동안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일궜으나 1987년 발생한 노사분규의 책임을 지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유 회장은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고 이 욕망을 채워주는 작업에 보람을 느낀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스킨 로션 에센스 등 신제품은 가리지 않고 직접 써보고, 자기 전에는 꼭 마스크 팩을 할 정도로 화장을 즐긴다.

코리아나는 창업 5년 만인 1992년 13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3위로 등극했다.

하지만 국내 화장품 업계는 2003년 이후 업체 간 경쟁 심화와 경기 불황으로 수년째 경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 회장은 “문화를 간직하고 미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는 기업인 만큼 조만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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