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동북아 R&D허브…외국계 연구기관 작년 42곳 떠나

  • 입력 2005년 9월 2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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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동북아 연구개발(R&D) 허브 구축 사업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외국계 연구기관 42곳이 한국을 떠나 해외 R&D 기관의 이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계 연구기관은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적인 기능보다 신제품 개발과 개량 등 현지 생산을 위한 연구에 주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과학기술부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변재일(卞在一) 의원에게 제출한 ‘동북아 R&D 허브 구축사업’ 자료에 따르면 2004년 문을 닫은 외국계 연구기관은 순수 외국 연구소 9곳과 한국과의 공동 설립 연구기관 33곳 등 총 42곳에 이르렀다.

이는 2004년 한국에 새로 문을 연 외국계 연구소 32곳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변 의원은 또 2002년 정부 조사 자료를 인용해 “R&D 기관의 71%가 ‘신제품 개발 및 개량’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원천기술 개발 및 기초연구’는 8.6%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을 R&D의 중심 기지가 아니라 한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 제품을 개발하는 생산 기지로 삼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

변 의원은 “한국이 진정한 동북아 R&D 허브가 되려면 기존의 해외 과학기술 자원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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