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들 잇단 구설수…부회장들 구원투수 등판

  • 입력 2005년 8월 29일 03시 07분


코멘트

‘재계의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찾아라.’

재계가 각종 악재에 휘말리면서 경제 5단체의 상근 부회장들이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경제 5단체 부회장단은 한 달에 1번 이상 조찬 형식으로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하고 10일 첫 모임을 가졌다.

그동안 현안이 있을 때에만 모이던 경제5단체 부회장단이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건호(趙健鎬) 전경련 부회장, 김상렬(金相烈) 대한상의 부회장, 김영배(金榮培) 경총 부회장, 이석영(李錫瑛) 무역협회 부회장, 장지종(張志鍾) 기협중앙회 부회장 등 경제 5단체 부회장은 첫 모임에서 재계가 처한 현실과 향후 방향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회장단은 9월 중순에도 대한상의 주관으로 모인다.

경제5단체 부회장단이 모임을 정례화한 것은 일부 경제단체 회장들이 구설수로 인해 대외 활동이 크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 회장은 두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검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김용구(金容九) 기협중앙회 회장도 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살포한 행위가 알려져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재계의 맏형인 전경련도 강신호(姜信浩) 회장이 이끄는 동아제약이 박카스 유통과정과 관련해 세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제단체장들의 대외 활동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부회장단이 대신 총대를 메고 각종 현안에 대해 재계의 입장을 적극 대변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

특히 경제단체 상근 부회장들은 기업에 소속돼 있지 않아 운신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부회장단은 우선 반기업 정서가 높아지고 기업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해결책과 함께 기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마련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X파일이나 두산 사태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재계 차원에서 정부에 어떤 요구를 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노사문제나 규제 완화, 투자 활성화 등 재계 본연의 역할에 보다 충실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