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틈새 호텔’ 잘나간다…비수기 객실점유율 90%

  • 입력 2005년 8월 1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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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읽은 틈새 호텔이 서울 강남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숙박료를 낮춘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과 주방 딸린 넓은 객실을 갖춘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이 대표적이다. 이비스 호텔의 여름 패키지(1박 6만9000원)를 예약한 가족이 체크인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소비자의 욕구를 제대로 읽은 틈새 호텔이 서울 강남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숙박료를 낮춘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과 주방 딸린 넓은 객실을 갖춘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이 대표적이다. 이비스 호텔의 여름 패키지(1박 6만9000원)를 예약한 가족이 체크인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숙박료 10만 원짜리 호텔이 생긴 뒤로는 외국 손님을 이곳으로만 모십니다.”(박삼락 앤앤케이인터내쇼날 사장)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일대의 ‘틈새 숙박시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은 1박 9만70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오크우드 호텔(서비스드 레지던스)은 주방이 딸린 넓은 객실로 고객을 끌어당긴다.

7월은 호텔업계 비수기지만 두 숙박시설의 객실점유율은 90%를 넘었다. 인근 특1급 호텔인 그랜드인터컨티넨탈과 ‘6성급’ 호텔을 지향하는 파크하얏트가 객실 절반을 겨우 넘기거나 못 채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비수기에도 인기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뒤편에 있는 이비스 호텔 로비. 일본 미쓰미통상 무라키 다메오 사장은 제품 샘플이 가득 든 가방 6, 7개를 카트에 싣고 직접 끌고서는 체크아웃을 하고 있었다.

무라키 사장은 “필요한 것만 갖춰두고 요금을 적게 받는 것이 마음에 들어 단골로 이용하고 있다”며 “이런 호텔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텔 업계에서는 객실점유율이 80%만 넘어도 ‘방이 거의 다 찼다’고 표현하는데 이비스 호텔의 7월 객실점유율은 92%에 이르렀다.

코엑스 트레이드타워 서쪽 편에 있는 오크우드 호텔의 7월 객실점유율은 93%였다. 숙박요금은 특1급 호텔과 비슷하지만 거실과 방이 넓은 것이 특징. 장기 숙박 고객이 많은 것이 여름 비수기에도 객실점유율이 떨어지지 않는 비결이다.

○ 틈새를 노렸다

특1급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 중 이비스는 싼 숙박료를 원하는 손님을, 오크우드는 장기 투숙을 원하는 고객을 노려 서비스를 특화했다.

이비스는 벨보이와 도어맨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가격 거품을 뺐다. 객실에는 소형 냉장고에 빈 물통만 2개 있다. 주스, 칫솔, 치약은 자동판매기에서 판매한다.

비즈니스맨들은 특히 특1급 호텔과 달리 인터넷 사용이 무료라는 점을 좋아한다. 호텔 로비에 있는 비즈니스 코너에서도 인터넷 사용은 무료다.

여름 패키지 가격은 6만 원대로 비즈니스 고객뿐만 아니라 주말에는 가족 여행객도 많이 찾는다.

오크우드 프리미어는 상대적으로 넓은 객실을 제공해 장기 투숙 고객을 빼앗았다. 주방이 딸려 있어 음식을 직접 해 먹을 수도 있다. 설거지는 호텔 측에서 해 준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심재혁(沈載赫) 사장은 “숙박요금이 30만 원을 넘어가면 사실 대기업 중역들도 부담스러워한다”며 “이비스 호텔은 숙박요금을 아껴 화장품이라도 사가려는 비즈니스맨들의 심리를 정확히 읽었다”고 평가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김상태(金相兌) 관광연구실장은 “특1급 호텔들이 기존 시장을 지키는 데만 매달린 사이 소비자 욕구를 제대로 파악한 틈새 호텔들이 부상했다”며 “숙박시설의 세분화는 관광산업 진흥 측면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주요 숙박시설 현황
호텔이비스 앰배서더오크우드 프리미어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크하얏트
객실 수317개280개535개185개
객실 요금9만7000원, 토요일은 8만7000원37만 원(14평), 1개월 이상 20∼30% 할인일반 객실 37만 원, 연회원은 20% 할인40만 원대 객실을33만 원에 제공
근무 인원56명80명약 540명185명
7월 평균 객실 점유율92%93%55%23%
연간계약법인 할인 여부할인 불가(단일 가격 정책)할인 가능할인 가능할인 가능
호텔에 따라 세금만 추가되거나 세금 및 봉사료가 모두 추가될 수 있음. 자료:각 회사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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