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시장 우량中企 ‘귀하신 몸’…은행들, 주고객 교체

  • 입력 2005년 6월 20일 02시 58분


시중은행들의 대출 경쟁 대상이 주택담보대출 고객에서 우량 중소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규제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주거래 고객으로 유치하면 대출이자는 물론 각종 수수료 수익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기업에 구매자금을 빌려주거나 어음을 할인할 때 받던 수수료를 올해 말까지 면제해 주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종전에는 신용등급에 따라 초기에 0.0∼0.5%의 한도약정 수수료를 내거나 0.0∼1.0%의 한도약정 미사용 수수료를 냈다.

예컨대 10억 원까지 대출하기로 한도를 정한 중소기업이 3억 원만 빌려 쓰고 7억 원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최대 850만 원의 수수료를 부담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이런 수수료가 모두 면제된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도 지점장 재량으로 수수료를 면제해 주도록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량기업이 이탈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새로 발굴하기 위해 주요 공단지역에 ‘1인 영업점’을 열었다. 지점장 경력이 풍부한 7명을 선발해 서울디지털공단(옛 구로공단)과 부산 김해공단에 배치했다.

이들은 기존 점포와는 별도로 사무실을 내고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해 대출 및 예금업무를 전담하는 역할을 맡는다. 우리은행은 이들 ‘기술 중소기업 특별마케팅 전담반’을 전국 주요 공단지역으로 확대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찾아오는 중소기업 고객을 상대로 영업해 왔으나 이처럼 공단지역에 지점장급을 배치해 영업활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우리은행은 설명했다.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각종 경제특강과 세미나를 통해 ‘상생(相生)’을 도모하는 은행도 있다.

조흥은행은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서울지역 우수 중소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재무책임자 60여 명을 초청해 파생상품 세미나를 열었다.

환율 움직임에 민감한 업체를 대상으로 파생상품을 이용해 외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행사였다. 이는 업체의 부실을 미리 막는 게 은행으로서도 이득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조흥은행은 지방의 우량 중소기업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 이 같은 행사를 지방에서도 개최할 예정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은행권의 중소기업 유치 경쟁
은행내용
국민올해 말까지 대출한도 약정 수수료 면제
우리우량 중소기업 발굴 위해 공단에 1인 영업점 설치
조흥중소기업 대상 경제특강 및 세미나 개최
자료: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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