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씨 내일 귀국]귀국결심 왜?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지난달 27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귀국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언론에 처음 알려졌다.

검찰은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실제로 그가 귀국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토를 달았다. 김 전 회장이 한국을 떠난 후 이미 세 차례나 귀국 의사를 검찰에 타진해 온 만큼 이번에도 국내 여론을 떠보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검찰 내부의 움직임은 과거와 달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중수2과와 공적자금비리합동단속반에 나눠져 있던 대우 관련 수사 기록을 모아 검토하기 시작했다.

김 전 회장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대우맨’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옛 대우그룹 임원 모임인 대우인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위에 적극적으로 대우인들의 생각을 알리고 대우에 대한 공과가 바르게 평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회원들이 대우 재평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1995년을 전후해 대우그룹에 취직했던 386 운동권 출신이 중심이 돼 만든 ‘세계경영포럼’도 대우그룹과 김 전 회장의 공과를 재조명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실현 가능성과는 별도로 김 전 회장에 대한 ‘8·15사면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이 귀국 결심을 굳힌 것은 최근 전직 대우그룹 임직원들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면서 김 전 회장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대우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김 전 회장은 또 국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혐의에 대해 억울해하고 있으며 이제는 자신과 대우그룹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을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건강이 더 이상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것도 귀국 결심을 굳힌 원인으로 분석된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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